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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사퇴론 나왔다…비주류 이시바 “비자금 문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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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자금 조성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사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기시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자금 조성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사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여론의 신뢰마저 바닥을 치자, 비주류 쪽에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은 11일 민영방송 비에스(BS)후지에 나와 자민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책임을 지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2024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그만두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책임은 져야 한다는 것을 어디선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10월 기시다 정권 출범 뒤, 자민당에서 총리 사임이 공개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가 추진하는 아베파의 ‘내각 임명직 전원 축출’에 대해서도 “(의혹이) 다른 파벌에서도 나오면 어떻게 하냐. 자민당 정권이 끝난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차기 총리 지지율에서 항상 1~2위를 달리는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는 등 ‘아베 저격수’로 불렸던 그는 2008년 이후 네 차례나 자민당 총재직에 도전했다. 하지만, 당 내 기반은 취약하다. 한때 그는 소수 파벌인 ‘이시바파’를 이끌었지만 2020년 말 이시바파는 해체됐다. 자민당 총재 도전도 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사임론’까지 나오는 기시다 총리는 실제 사면초가 상태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기시다파’로 확대되는 데다 내각 지지율은 계속 급락하고, 아베파의 불만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12일 “기시다파도 모금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보다 적게 정치자금수지 보고서에 기재한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도 이런 경위를 파악하고 기시다파 담당자를 불러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7일 ‘기시다파’를 탈퇴하긴 했지만, 비자금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베파’의 반발도 기시다 총리에겐 부담이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 소속 내각 임명직인 대신(장관), 부대신, 정무관 등 15명을 모두 내보낼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아베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를 모두 내보내면 지금은 불만이지만, 거센 정권 비판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최대 파벌이 ‘반기시다’로 돌아서면 정권 운영이 극도로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아베파와 거리를 좁힐 수도 없는 처지다. 아베파의 비자금 혐의가 구체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속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할 경우 20%대 지지율마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파가 최근 5년(2018~2022) 동안 조성한 비자금 총액이 약 5억엔(약 45억원)에 달한다”며 “아베파 소속 의원(99명) 대부분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비자금 규모와 조직성, 고의성을 볼 때 정치자금법 위반 협의로 입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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