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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불사’ 튀르키예-그리스 화해무드…대지진 인도적 지원이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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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 온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본격...

지난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 온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장관들을 이끌고 그리스 아테네를 찾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관계 개선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미초타키스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정상 간 만남은 양국이 지난 7월 모든 각급 대화 재개에 합의한 이래 세 번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 방문 전 그리스 현지 언론 카니메리니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일 그리스로 떠난다. 우리는 그리스와 논쟁을 어제도 벌였고, 내일도 계속 할 것이지만 이런 사실이 같은 바다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물론 헝가리 등 역내 국가와의 관계 개선 및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도 튀르키예와의 5차 고위급 협력위원회를 앞두고 “우리는 상호 이익이 되는 긍정적 의제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경제, 보건, 교육, 농업, 이주, 관광 등 각 분야에서 공동 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한테서 튀르키예 시민이 자국 해안과 가까운 그리스 섬 10곳의 경우 7일 짜리 관광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는데 이번 정상회담 선의의 징표로 이런 내용이 공개될 수 있다. 다만 에게 해 섬 영유권과 같이 양국의 주요 갈등 사안에서 당장 눈에 띄는 진전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은 1919~22년 전쟁을 벌였을 만큼 양국은 사이가 좋지 못하다. 2차 대전 이후 양국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속하게 됐지만, 여전히 에게 해 섬 영유권, 지중해 자원 탐사, 키프로스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1990년대에는 전쟁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최근에도 동부 지중해의 에너지 자원, 국방, 이민, 미국산 F-16 전투기 구매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고, 이 때문에 외교적 대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그리스가 지원을 하면서 관계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올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미초타키스 총리가 각각 재선에 성공한 것 역시 정치적 긴장을 낮췄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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