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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상업용 심해 광물 채굴 추진…“생태계 파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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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동부 퀸즐랜드 인근 바다의 산호초 지대. 퀸즐랜드/AP 연합뉴스 북유럽의 화석연료 대국인 노르웨이가 해양 환경 파괴 우려가 큰 심해 광물 상업용 채굴을 추진하기로 했...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퀸즐랜드 인근 바다의 산호초 지대. 퀸즐랜드/AP 연합뉴스

북유럽의 화석연료 대국인 노르웨이가 해양 환경 파괴 우려가 큰 심해 광물 상업용 채굴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 단체들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과 중도당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연립 정부는 5일(현지시각) 주요 야당인 보수당, 진보당과 북극 인근 해역에서 심해 채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주요 4당은 석유나 천연가스 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심해 광물 채굴 사업도 사업별로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테르에 오슬란 석유·에너지부 장관은 현지 공영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일을 조심스럽게 단계별로 추진할 것”이라며 “관련 지식을 수집해서 실제 채굴을 시작할 수 있을지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해 채굴은 깊은 바다 밑에 있는 구리, 망간, 니켈, 코발트 같은 광물을 잠수 로봇 장비 등을 이용해 채굴하는 걸 말한다. 이런 광물들은 전기차 보급이 늘고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가 늘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고, 중국과 노르웨이 등 여러나라가 상업용 채굴에 대비한 연구·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가 지난 2021년 상업용 심해 채굴 계획을 처음 내놨지만, 상업용 심해 채굴은 국제적 논란 속에 아직 본격 추진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는 본토와 북극해의 스발바르제도 사이에 있는 노르웨이해 바다밑 28만㎢ 지역에서 광물 채굴을 시도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 해역에 배터리, 풍력 발전기용 터빈,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광물들을 함유한 망간 단괴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심해 채굴 옹호론자들은 심해 채굴이 구리와 니켈 같은 광물의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재생 에너지 산업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르웨이 보수당의 보르드 루드비 토르헤임 의원은 “재생 녹색 에너지 산업은 광물이 있어야 작동한다. 심해 채굴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심해 채굴이 해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으며, 이미 심하게 파괴된 해양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노르웨이 그린피스의 프로데 플레윔 대표는 “심해 채굴이 바다 환경과 고래 같은 멸종 위기 동물, 우리가 생존을 의존하는 물고기들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리는 모른다”며 이번 결정을 “바다의 재앙”으로 규정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노르웨이 지부의 야생생물 캠페인 담당자 카롤리네 안데우르는 “이번 결정은 책임 있는 해양 국가로서 노르웨이의 명성에 종말을 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르웨이가 심해 채굴을 강행할 경우, 주변국들과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자국 영토인 스발바르제도 주변 해역에 대해 독점적인 심해 채굴권을 주장하지만, 러시아,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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