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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헝가리 오르반 총리, 우크라 ‘EU 가입 협상’ 연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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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는 14~15일 열릴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승인을 논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는 14~15일 열릴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승인을 논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부다페스트/AP 연합뉴스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 승인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 논의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르반 총리는 4일(현지시각)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는 14~15일 열릴 회원국 정상회의의 논의 안건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승인 건을 뺄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이번 12월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요청하지 말 것을 정중하게 촉구한다”며 “명백한 합의 부재가 논의를 불가피하게 실패로 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의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단결을 위해 이런 비생산적인 시나리오를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르반 총리의 이런 태도 표명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승인 건에 대한 거부권을 암시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이 회원국 확대를 위한 가입 협상에 들어가려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8일 회원국들에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가입 협상을 정식으로 개시할 것을 권고했다. 정식 가입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최종 가입까지는 보통 몇년이 걸린다.

미셸 상임의장은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가입 협상 승인 문제를 다룰 이번 정상회의가 “어려운 회의가 될 것이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위한 500억유로(약 71조2천억원)의 지원 계획을 담은 유럽연합의 장기 예산 계획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장기 예산 계획 또한 전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에 종종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10월에는 슬로바키아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반대하는 로베르트 피초 총리가 집권해,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지지하는 몇몇 회원국의 외교관들은 유럽연합 가입 협상이 미뤄지고 경제 지원도 결정되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 정부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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