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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가자지구 상황 종말론적”…구호팀 통신마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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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지상작전 범위를 넓힌 가운데, 4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대피령으로 인해 남부도시 칸유니스에서 남쪽 국경 라파로 피난하고 있다. AFP 연합...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지상작전 범위를 넓힌 가운데, 4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대피령으로 인해 남부도시 칸유니스에서 남쪽 국경 라파로 피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지상전의 범위를 넓힌 뒤, 주민 다수가 피난해있는 남부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매우 심화되고 있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차장(인도주의 문제 담당)은 4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어 “가자지구 상황이 점점 더 종말론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생존할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으며, 불가능한 선택을 잇달아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체 인구 230만명 가운데 80%가 넘는 190만명이 거처를 잃고 난민이 돼 있다. 이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이스라엘군이 잇따라 내린 대피령에 따라 그동안 살던 북부에서 남부로 건너온 이들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내어 “대피령을 받은 민간인들이 가자지구에 안전하게 갈 곳은 없다”며 남부로 피난한 주민들에게 또다시 대피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인질 협상 결렬 후 가자지구 공세를 재개하면서, 지난 3일 남부 주민들에게 이 지역의 핵심 도시 칸유니스와 인근 지역을 떠나 자신들이 제시한 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4일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대피 지역 역시 이미 수용능력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교전 중지 협상이 결렬된 뒤 이집트를 통해 물과 식량 등을 실은 트럭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인도주의적 지원 역시 끊긴 상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4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24시간 내에 가자지구 남부의 의료 창고에서 보급품을 치우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지상전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에 그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전기는 물론 외부와 이곳을 잇는 통신·인터넷도 단절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인터넷 모니터링업체 넷블록스는 이날 엑스에 “현재 가자지구는 거의 완전히 인터넷이 끊긴 상태”라며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통신 두절 상태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마지막 남은 주요 통신 사업자 팔텔도 가자지구의 모든 통신 서비스가 완전히 끊겼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통신 서비스가 끊겨 구호팀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1만5000명 넘는 팔레스타인의 민간인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달 7일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1만5899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3일에서 4일로 이어지는 밤 사이에 375명 이상이 숨진 것을 포함한 수치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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