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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 만들 장인이 없다…잘나가는 명품 “구인 필사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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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패션 위크에서 모델들이 2024년 봄/여름 디올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 땀, 한 땀 명품을 만드는 숙련...

9월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패션 위크에서 모델들이 2024년 봄/여름 디올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 땀, 한 땀 명품을 만드는 숙련된 장인들이 사라지며 불황을 모른다던 명품 산업에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한때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NH)도 인력난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블룸버그)는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올, 티파니앤코 등 75개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2025년말까지 2만2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족한 인력의 3분의 2는 매장 판매원 등인데 나머지 3분의 1은 디자이너와 장인이라고 한다.

블룸버그는 장인과 디자이너 부족 문제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티파니앤코의 반지와 휴블로 시계, 로로피아나 스웨터 등 인기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들에 담긴 장인의 손길은 100년 이상 된 브랜드의 가치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과 높은 가격을 뒷받침하는 요소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양복 제조업체 카루소, 스위스 명품 구두 발리 등도 장인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이러한 인력난은 코로나19로 명품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며 이들이 현장을 떠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량을 줄이면서 장인들이 조기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카루소의 최고경영자(CEO) 마르코 안젤로니는 “펜데믹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장인들을 조기 은퇴시키며 인력난이 악화됐다”며 “필사적으로 사람을 찾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큰 골칫거리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노동자들이 보석 가공, 옷 재단, 핸드백 바느질, 가죽 신발 제작 등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고강도 노동을 기피하고, 다른 일자리로 눈을 돌리는 추세도 인력난을 부채질한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발리의 예를 들며 최고급 신발을 제작하는데 250단계에 걸쳐 장인들의 손길이 필요할 정도로 힘든 노동이라고 전했다.

명품 기업들은 인력난을 교육 확대나, 업무 조정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올해 700명의 훈련생을 교육했고 앞으로 더 많은 훈련생을 모집해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진행하던 교육프로그램도 미국으로 확대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에서는 보석 가공 등의 훈련프로그램 제도가 일반적이지만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발리는 재교육을 통해 장인이 자신의 전문 분야 외에 다른 제작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발리에 소속된 장인 100여 명 중 약 20%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 한 가지 이상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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