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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터널 짓다 붕괴…41명 전원 16일 만에 구조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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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각)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터널이 무너져 터널 안에 갇혔다가 28일 구조된 노동자 중 한 명이 목에 꽃목걸이를 건 채 활짝 웃고 있다. AP...

지난 12일(현지시각)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터널이 무너져 터널 안에 갇혔다가 28일 구조된 노동자 중 한 명이 목에 꽃목걸이를 건 채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통과하는 터널 공사 작업 중 터널이 무너지며 그 안에 갇혔던 노동자 41명이 16일 만에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통과하는 4.5㎞ 길이의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벌어진 산사태로 터널이 무너지며 그 안에 고립됐던 41명의 노동자가 전원 생환했다. 사고가 벌어진 지난 12일 이후 16일 만이다.

구조 현장에서는 무너진 터널 잔해를 뚫고 갇혔던 노동자들이 한 사람씩 나타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들을 기다리던 구조대원들은 살아 돌아온 노동자들 목에 꽃목걸이를 걸어 주며 반겼다. 터널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노동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했다. 노동자들은 구조 직후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8일(현지시각)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고속도로 공사 중 무너진 터널 입구에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노동자들은 사고 당시 터널 입구로부터 60m 떨어진 곳에 몰려 있었는데, 다행히 이들이 있던 장소와 입구 사이 천장이 무너지면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고 직후 구조대는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던 파이프를 통해 터널 안으로 무전기를 전달했고, 이를 통해 생존자를 확인했다. 이후 직경 10cm의 튜브를 잔해 사이로 밀어 넣어 이를 통해 압축기로 공기를 주입하는가 하면 물과 마른 과일, 약을 전달했다고 한다.

구조 작업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기계 드릴을 이용해 잔해를 뚫고 사람이 빠져나올 수 있는 직경 90cm의 파이프를 노동자들이 갇힌 위치까지 밀어 넣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으나 추가 붕괴 위험 등으로 작업이 수차례 중단됐다. 노동자들이 고립된 지점으로부터 15m를 남겨뒀을 때는 기계식 드릴이 연달아 두 차례나 부서지며 작업이 중단됐다. 구부러진 철근과 암석에 부딪혀 기계 드릴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 구조대는 결국 광부들을 투입했다. 파이프를 더 밀어넣기 위해 철근과 암석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이 위험한 작업에 동원된 건 안전 장비 없이 맨몸으로 핸드 드릴이나 곡괭이만으로 석탄을 캐는 이른바 ‘쥐구멍 파기’식 채굴을 전문으로 하는 광부들이다. 이 같은 채굴은 인도에선 위험하다는 이유로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북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암암리에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부 6명이 3명씩 한 조를 이뤄 24시간 동안 잔해를 파내는 강행군 끝에 잔해 사이로 갇혀있던 노동자들의 얼굴이 드러났다. 구조 작업에 투입된 광부 중 1명인 무나 쿠레시는 “마지막 돌을 제거했을 때 갇혀있던 사람들이 보였다”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구조대가 터널에 갖힌 노동자들을 파이프를 통해 끌어내는 모습. 영국 데일리메일 유튜브 갈무리

잔해가 모두 제거된 후에는 입구와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구조가 이뤄졌다. 구조대는 밧줄과 연결된 바퀴 달린 들 것에 누운 노동자들을 한 명씩 파이프 밖으로 끌어냈다.

우타르카시 주정부는 “과학과 신이 모두 도운 덕에 구조가 성공했다”며 이들의 생환을 환영했다. 매일 구조 현황을 보고받은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도 소셜네트워크 엑스(옛 트위터)에 “터널 공사 노동자 전원이 무사히 구조돼 안도하고 행복하다”며 “이 역사적인 구조 작업에 놀라운 의지와 투지로 임해준 모든 전문가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28일(현지시각)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 무너진 터널 안에 갇혀있던 노동자 41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한 현지 구조대가 구조 성공을 기념하며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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