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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키이우에 최대 규모 드론 공격…“75대 중 74대 격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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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해 지난해 2월말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벌인 25일(현지시각) 새벽 키이우 시내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해 지난해 2월말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벌인 25일(현지시각) 새벽 키이우 시내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25일(현지시각)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벌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에 방공망 강화를 위한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새벽부터 6시간 동안 러시아군이 모두 75기의 드론을 동원해 키이우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군은 75기의 드론 중 74기를 격추시켰다고 밝혔으나, 파편이 떨어지면서 5명이 다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75기 가운데 66기는 키이우와 주변 지역을 공격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이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키이우에 대한 공격으로 77채의 주거용 건물 등 모두 200채의 건물에 대한 전기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드론 공격은 옛 소련 시절인 1932~33년 대기근으로 우크라이나인 250만~350만명이 숨진 ‘홀로도모르’(‘아사’라는 뜻) 기념일에 맞춰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을 소련의 의도적인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반면 러시아는 의도가 아니라 몇년 동안 이어진 흉작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가 겨울로 접어들면서 지상군 간의 전투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은 공습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쓴 글에서 지난주 러시아군이 911번의 공격을 벌여 19명이 숨지고 8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적군이 공격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들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며 “90년 전에 러시아가 우리 조상 수백만명을 죽인 것처럼” 의도적인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규모 드론 공격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지난해 겨울철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유명 금융 분석가 세르히 푸르사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우리는 오늘밤 겨울철 (공격의) 서곡을 들은 것 같다”고 썼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해, 겨울철 에너지 위기를 유발했다. 올해는 서방의 방공망 지원 덕분에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식량 안보 관련 국제 회의에서 “방공망이 부족하다. 이는 비밀이 아니다”며 서방의 추가적인 방공망 구축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오데사 등 흑해 연안 항구와 곡물 수출 항로에 대한 방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곡물을 수송하는 외국 선박을 우크라이나군이 호위하면서 곡물 수출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우방국들에 제안했다며 “이미 몇몇 나라와는 이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러시아와 맺은 ‘흑해 곡물 협정’이 약 1년 만에 러시아의 일방 파기로 중단된 이후 다뉴브강을 통해 유럽 내륙을 거쳐 곡물을 수출하는 한편 루마니아·불가리아 연안에 가까운 새 항로를 통해 곡물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쓴 글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수리하고 개선하는 데” 5천만유로(약 715억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편지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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