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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퇴·이민 제한’ 극우정당 네덜란드 제1당에…집권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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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제1당으로 예측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헤이그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총선에서 극우 정...

22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제1당으로 예측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헤이그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자유당(PVV)이 1당에 올라 네덜란드 정치를 뒤흔들었다. 자유당은 유럽연합(EU) 탈퇴 및 이민 제한을 주장하고 있어, 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집권에 성공하면 유럽연합 및 이슬람권과도 큰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방송인 ‘네덜란드방송재단’(NOS)은 23일 98% 개표 기준으로 전날인 22일 열렸던 총선에서 자유당이 전체 150석 중 37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자유당은 2021년 총선 때의 17석에서 두배 넘게 의석수가 늘어난다. 2위는 좌파 성향의 녹색좌파당·노동당 연합(GL-PvdA) 25석, 현재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국민당(VVD)은 24석, 중도 성향 ‘신사회계약’이 20석으로 뒤를 이었다.

자유당은 이번 선거에서 △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넥시트’(Nexit)를 묻는 국민투표 △이민 제한 △이슬람 학교, 쿠란, 모스크 금지 및 공공 건물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 착용 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유당을 창당해 이끌고 있는 헤이르트 빌더르스(60) 대표는 22일 승리가 확실시된 뒤 연설에서 “망명과 이민의 쓰나미(지진해일)”를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도 비교되는 빌더르스는 유럽 극우 정치인 중에서도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 행태를 보여온 인물이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 대회를 개최하고, 모로코 이민자를 “인간쓰레기”라고 비방해 명예훼손으로 유죄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무함마드를 “소아성애자”, 이슬람을 “파시스트 이데올로기” “후진적 종교”라고 발언해와, 일부 이슬람 성직자들이 그를 제거하라는 이슬람 종교 칙령인 파트와를 선고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빌더르스는 또 이번 선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선거는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국민당 연립정부가 난민 유입 제한 정책을 둘러싼 연정 내 논란으로 지난 7월 무너지면서 열렸다. 지난해 네덜란드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난민 유입 등으로 22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됐고, 이는 주택 문제를 일으켰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짚었다. 반난민 정서 확산 속에 총선이 열렸고 빌더르스 대표가 이전보다 경제에 중점을 두는 발언으로 중도층까지 일부 흡수해 자유당 총선 승리로 이어졌다.

빌더르스 대표는 22일 연설에서 “모든 정당들에 호소한다. 우리는 이제 서로 합의를 해야 한다”, “자유당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집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자유당이 집권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자유당이 집권하려면 총 150석 중 과반인 76석 이상이 필요한데, 2위인 녹색좌파당·노동당 연합(GL-PvdA)은 자유당과의 연합 불가를 분명히 했다. 중도우파 진영의 태도는 애매하다. 자유당과의 연정에 부정적이던 4위인 신사회계약의 피터르 옴치흐트 대표는 연정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창립 멤버이며 유럽연합 다섯번째 경제 규모 국가인 네덜란드의 극우 정당 돌풍으로 유럽의 극우 정당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들’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으며,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연정을 이끄는 사회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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