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밀렵꾼들은 오늘도 전복 양식장을 노린다

남아공에서 전복 산업은 중요한 수산 산업이다. 2011년 기준으로 남아공 수산물 생산액의 90%를 넘게 차지하고, 어민에게는 주요 소득원이었다. 20일 AP 통신은 지난 30년 동안 남아공 남부 해안의 어촌 공동체에 전복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전했다. 남부 해안 호스턴의 거의 모든 사람은 전복을 잡으며 자라났다. 하지만 밀렵꾼들이 모여들면서 모든 것이 망가졌다.

처음에 밀렵꾼들이 모여들어 닥치는 대로 전복을 싹쓸이해가자 남아공 정부는 전복 어획을 전면 금지했다가 엄격한 쿼터제를 시행했다. 1kg당 50달러를 벌 수 있었는데 연간 120kg의 어업허가가 났다. 이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다. 전통적인 어부들의 선택은 둘 중의 하나였다. 수천 명의 젊은이가 불법으로 전복을 밀렵하거나 약탈하는 대규모 범죄 조직의 용병이 됐다.

남아공의 총 합법 전복 어획 할당량은 연간 최대 100톤으로 정해져 있는데 홍콩에서 연간 2000~3000톤의 남아공 불법 전복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보고서는 추정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 전복 조개류의 거의 절반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오염과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복 밀렵에 반대하는 커뮤니티의 회장인 다니 키트는 남아공의 또 다른 해안 마을인 간스바이 인근에서 15년 동안 조직적인 전복 밀렵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밀렵꾼들은 대낮에 픽업트럭을 타고 잠수복을 입은 채 고무 오리배를 뒤에 견인한 채 집단으로 밀렵 현장에 도착한다. 이들은 대단히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다이버들은 산호초에서 전복을 건져내 가방에 담아 해안으로 가져온다. 배달자들은 이를 받아 모래 언덕에 숨겨놓는다. 감시꾼들은 경찰의 동태를 살피고 잠수부들에겐 휴대폰을 콘돔에 넣어 밀폐된 상태고 보관하라고 경고한다. 불법 야생 동식물 거래를 조사하는 국제기관 트래픽(Trade Records Analysis of Flora and Fauna in Commerce)에 따르면 위와 같은 전복 밀렵 혹은 밀거래의 조직은 연간 6천만달러 규모의 불법 사업의 첫 연결고리다. 수백 마일에 달하는 해안선을 순찰할 자원이 없어 밀렵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의 선택은 전복 양식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자연산 전복의 생산량이 줄었지만 특히 아시아국가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복양식업이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했다. 남아공의 HIK 전복회사는 남아공 남해안 양식장 두 곳에서 한 번에 약 1300만 마리의 전복을 양식하고 있다. 양식장에선 모든 종류의 전복이 오픈형 수조에서 줄지어 있다. 이들은 바다나 바닷속 바위를 접촉해본 적이 없는 전복들이다. 양식장에서 자라난 전복은 가공되어 통조림으로 만들어지고 일부 고급 종은 산 채로 홍콩으로 수출된다.

곽윤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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