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만 결국 통일될 것”…바이든 태도 변화 촉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 등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회담 직후 낸 모두 발언과 본 회담 발표문을 보면, 시 주석은 미·중 간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대만 문제와 경제 제재 등 미·중 갈등의 핵심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 시작 때 한 모두 발언에서 “중국과 미국은 서로 왕래하지 않으면 안 되고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실현될 수 없으며 충돌과 대결의 결과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며 “강대국 경쟁은 중·미 양국과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구는 중국과 미국을 수용할 만큼 넓고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기회가 된다”며 “양측이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협력상생을 견지하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가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존을 추구하는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시 주석은 본 회담에서 구체적인 안건을 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줄곧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였고, 중국은 미국이 ‘발리 회담’에서 내놓은 긍정적인 태도를 중시한다”며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이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며, 중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한다. 이번 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수출 통제와 투자심사, 일방적인 제제 등을 지속적으로 취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과학기술 억압을 통해 중국의 발전을 막고 중국 인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일방적인 조처를 해제하고 중국 기업에 공정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에 매기는 고율 관세를 철폐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중국의 수출을 가로막은 디리스킹(위험제거) 정책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대만 문제와 대중국 경제 제재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 요소이지만, 미국 역시 두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을 지속하고 있고, 올해 4월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등을 허용했다. 또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 정책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은 강력하게 막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에 맞서는 데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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