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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희토류 수출 관리 강화…미중 정상회담 앞둔 선제 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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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갈륨·흑연 등 광물 자원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에 대한 수출 보고를 의무화했다. 이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이 ...

중국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갈륨·흑연 등 광물 자원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에 대한 수출 보고를 의무화했다. 이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디리스킹(위험회피) 정책에 대한 맞대응의 목적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중국 상무부는 ‘대량제품 수출입 신고에 관한 통계조사 시스템’을 고시하면서 희토류를 ‘수출 신고 에너지자원 제품 목록’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무역업자는 희토류를 수출할 때 관련 정보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원산지와 계약일, 수량, 선적·도착 내용, 통관을 위한 도착항 등이다. 새 규정은 중국이 지난해 발표한 상품 신고 규제 명단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지난달 31일 발효돼 앞으로 2년간 유지된다.

이번 조처로 중국 정부가 당장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희토류 수출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필요할 경우 통제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리창 총리는 지난 3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희토류는 전략적 광물자원”이라며 희토류의 탐사, 개발, 활용과 표준화된 관리를 총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중국이 이달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등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단계로 희토류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발표는 직접적인 수출 통제는 아니지만 희토류 수출 관리를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 강화에 대한 맞대응으로 희토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전망은 계속 제기돼왔다. 중국은 지난해 말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해외 이전 규제 대상에 포함했고, 지난 7월에는 반도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2차전지 원료인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조처가 오는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양자회담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주제가 될 반도체-광물 규제 분야에서 미리 한 수를 둬서 회담을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철수한 희토류 채굴·정련·공급 등 시장에 뛰어들어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지난해 자료를 보면,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가공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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