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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로 가자 장벽 뚫어”…이스라엘 본격 지상전 초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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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라파흐/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대한 제한적인...

26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라파흐/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대한 제한적인 침투 작전을 벌인 데 이어 26일에도 대규모 폭격을 이어갔다. 유럽연합(EU) 등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적대행위 일시 중지를 촉구하는 등 전쟁 확대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전면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26일 밤, 지난 24시간 동안 가자지구에 250회의 공습을 벌였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하 터널 통로, 로켓 발사 시설 등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군사 시설이 공격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아침까지 밤 사이에 특히 집중적인 공습을 이어갔다고 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는 탱크를 동원한 포격이 밤새도록 계속됐고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는 이스라엘의 이날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적어도 3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남부 칸유니스의 피란민 대피소까지 폭격을 당해 몇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집트 국경과 접한 남부 도시인 라파흐에서도 어린이 한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숨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숨진 주민이 7028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는 2913명의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이들 사망자 전원의 이름 등을 포함한 명단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쪽 사망자는 1405명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25일 밤에 전개했던 것과 같은 제한적 지상 기습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은 25일 밤에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가자지구 북부 기습 작전을 전개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탱크와 보병들이 수많은 테러 세포조직을 타격하고 기반시설과 대전차 미사일 기지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작전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지상군 작전이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이날의 기습 작전을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어떤 지상전 전술을 전개할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경계에 설치한 분리 장벽을 불도저로 부수고 분리 장벽 주변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 보병들이 국경을 넘을 때 장갑차를 타고 있었다며 이는 분리 장벽에서 2~3㎞가량 진격할 때까지는 하마스의 저항에 직면하지 않을 걸로 예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당한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부상자 수색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칸유니스/신화 연합뉴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온갖 노력에도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구호품 전달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이 20일째 이어지면서 안전할 것으로 생각되던 지역까지 상황이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세계는 인류의 일부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신디 매케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가자지구로 구호품이 전달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흐 검문소에서 구호품 수송 트럭에 대한 너무나 과도한 검색이 이뤄져 구호품 반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대 되지 않는 트럭들이 찔끔찔끔 들어가고 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안전하고 제한 받지 않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통로 확보와 일시적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공동 성명에서 “가자지구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걸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 지역 9개국 외교장관들도 공동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민간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할 정치적 해법 부재로 폭력 행위가 이어지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중동) 지역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위한 ‘2개 국가 해법’ 실현 노력을 촉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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