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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하원의장 후보도 몇 시간 만에 사퇴…“공화당 내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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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던 톰 에머 원내총무가 24일 의원총회가 열린 건물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공화당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으로 미국 하원의장 공석...

미국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던 톰 에머 원내총무가 24일 의원총회가 열린 건물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공화당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으로 미국 하원의장 공석 상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톰 에머 원내총무가 세번째 후보로 선출됐지만 강경파의 지지 확보에 실패하자 몇 시간 만에 사퇴했다. 중도·온건파가 지지하면 강경파가 반대하고, 강경파가 내세우면 중도·온건파가 거부하는 공화당의 심각한 내분 양상에 하원 마비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가 돼가고 있다.

에머 원내총무는 24일 9명이 나선 당내 의장 후보 선출 투표에서 5번의 투표 끝에 마이크 존슨 의원을 117표 대 97표로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곧이어 본회의에서 그에게 표를 줄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절차에서 26명이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은 221명이라 하원 재적 과반(217명)을 얻으려면 당내에서 5명 이상 반대표를 던지면 안 된다.

에머 원내총무는 반대파를 설득해보겠다고 했지만 완강한 반대 의사에 결국 몇 시간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반대하는 의원들을 선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내게는 하원의장이 되고 싶은 훌륭한 친구들이 많은데 몇몇은 진정 위대한 전사들”이라며 “내가 잘 모르는 RINO(Republican in Name Only·이름뿐인 공화당원) 톰 에머는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머에게 투표하면 “비극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선을 적극 선동한 에머 원내대표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그는 2020년 대선 뒤 의회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때 찬성표를 던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선거 결과를 부정하면서 의회 인증을 막으려고 했고, 그에게 충성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인증을 반대하는 표를 던졌다.

이달 3일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공화당 초강경파 8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합세하는 바람에 해임당하자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대표가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강경파 의원 20여명이 표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본회의 표결도 해보지 못하고 12일 사퇴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그도 3차례 본회의 투표에서 200→199→194표로 갈수록 득표수가 줄고 당내 신임투표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표가 더 많이 나오자 20일 후보직을 내놨다. 세 후보의 연속 낙마는 공화당이 당의 공식 후보를 내세워도 전통과는 달리 본회의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주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내분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 대해 브랜던 윌리엄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공화당이 내전에 빠졌다”고 말했다. 같은 당 스티브 워맥 의원은 “대중은 공화당이 통제 가능하게 되리라는 합리적 믿음을 지닐 수 없을 것”이라며 “슬프고 비통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누가 나서도 반대파에 가로막힐 공산이 큰 상황이지만 에머 원내대표의 사퇴 직후 의원 5명이 의장직 도전을 선언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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