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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첨단전력’, 하마스 ‘지하터널’…지상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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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실효지배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작전을 예고해둔 가운데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전차가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A...

이스라엘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실효지배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작전을 예고해둔 가운데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전차가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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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쟁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압도적 군사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하마스의 숨통을 끊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정규군 16만9500명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작전을 위해 예비군 36만명 등을 동원했다. 또 탱크 2200여대와 최첨단 전투기 F-35 50대 등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의 병력 동원 상황을 두고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에 견줘 하마스는 전투원 2만~2만5천명, 로켓포 3만발 정도의 군사력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이스라엘 현지 기자의 말을 따 “이상적인 것은 1개월 정도의 단기전”이라며 “(그 이상 전쟁이 길어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쟁이 지지부진한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시나리오다. 신문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시가지, 모스크, 지하 터널 등을 본뜬 마을을 만들어놓고 지상군 투입을 준비해왔지만, 실전이 훈련해온 대로 진행될지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제주도 5분의 1규모(연면적 365㎢)인 도시에 인구 220만여명이 밀집한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이면 일반 시민과 뒤섞여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완전히 솎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주요 외신들은 가자지구 땅 밑에 총 480㎞, 최대 깊이 40m로 거미줄처럼 깔린 하마스의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소개하며 이번 군사작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 2014년 7~8월에 있었던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제3차 분쟁 때도 이스라엘군은 지하 터널을 적극 활용한 하마스의 전략에 큰 피해를 봤다. 영국 비비시(BBC)는 “하마스의 무장조직이 (이번에도) 폭발 장치를 설치하고 매복을 계획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양쪽 모두에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이스라엘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2014년에도 50일간의 전쟁 가운데 지상군 투입은 20일간 이뤄졌지만, 가자지구에선 무려 2130명이 숨졌다.

하마스라는 조직을 ‘완전 제거’한다는 목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스라엘 육군 군사 분석가 아미르 바르 샬롬은 14일 비비시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극단주의 이슬람의 ‘이념’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모든 조직원을 해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확전이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서열 2위 나임 카심은 13일 “우리는 준비돼 있고, 행동할 때가 오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궤멸 작전’을 본격화할 경우, 개입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현재 4만5천명의 전투대원과 15만발에 이르는 로켓탄과 대전차유도탄 등의 살상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이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등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가자지구 동포들의 참상을 보다 못한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무장봉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이스라엘은 북쪽(헤즈볼라)·동쪽(서안지구)·남쪽(하마스) 등 세 방향의 적들과 동시에 맞서며 페르시아만 건너 이란과 대치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될 수도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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