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m 상공 낙하 8일 뒤 ‘하늘로 올라간’ 104살 스카이다이버

약 4000m 상공서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해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104살 노인이 도전 8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엔비시(NBC)시카고 등은 10일(현지시각) 104살 도로시 호프너가 시카고에 있는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9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노인 생활 커뮤니티 직원이 숨진 호프너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너는 지난 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오타와의 ‘스카이다이브 시카고’ 공항에서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 소형 항공기를 타고 1만3500피트(약 4115m) 높이의 상공으로 올라가 스카이다이빙 전문가와 안전띠를 연결하고 뛰어내렸고, 7분 동안 비행한 뒤 땅을 밟았다. 땅에 도착한 그는 당시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며 “스카이다이빙은 멋진 경험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이 그냥 하면 된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보행기를 사용하며 걷던 그가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다.

이후 스카이다이브 센터인 ‘스카이다이브 시카고’는 호프너의 도전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기네스북 기록에 올리기로 했다. 현재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기네스 기록은 지난해 5월 낙하에 성공한 스웨덴의 103살 여성이 가지고 있다. 호프너는 기네스북 기록 공식 등재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한 뒤 그는 다음에는 열기구 탑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고 한다.

40여년 전화교환원으로 일하다 1980년에 은퇴한 호프너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다. 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을 안 한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자유와 모험을 허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5년 전 부터 호프너가 손자처럼 대할 정도로 친하게 지냈던 이웃인 60대 조 코넌트는 “그는 항상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스카이다이브 시카고’ ‘미국 낙하산 협회’는 호프너를 추모하는 공동 성명을 내어 “우리는 그의 죽음을 매우 슬퍼한다. 그의 세계기록을 현실로 만드는데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우리에게 인생의 스릴을 느끼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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