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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단속’ 이란 소녀 어머니도 체포? 인권단체-경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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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경찰의 폭행으로 혼수상태에 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란 16살 소녀 아미타 가라완드의 어머니 샤힌 아미디. 인권단체 헹가우 갈무리 지하철에서 히잡 단속에 나선 도덕경찰에게...

도덕 경찰의 폭행으로 혼수상태에 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란 16살 소녀 아미타 가라완드의 어머니 샤힌 아미디. 인권단체 헹가우 갈무리

지하철에서 히잡 단속에 나선 도덕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 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16살 소녀 아르미타 가라완드의 어머니가 이란 보안군에 체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쿠르드족 인권단체 헹가우는 누리집에 “보안군이 (아르미타 가라완드의 어머니) 샤힌 아마디를 (딸이 입원 중인) 파즈르 병원 근처에서 체포했고, 아마디가 4일 저녁 이후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당국은 가족들이 어떤 정보도 말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헹가우는 주장했다. 또한, 이란 교육부 관계자들이 보안군과 함께 가라완드가 재학 중인 아르와 알 아티키 예술학교에 찾아가 친구들을 위협하며, 가라완드의 사진을 포함해 어떤 정보도 외부로 내보내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앞서, 헹가우는 16살 가라완드가 히잡 착용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 지하철에서 도덕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1일 이후 혼수상태라고 지난 3일 주장했다. 가라완드는 쿠르드족이 많이 거주하는 이란 서부 도시 케르만샤 출신으로 알려졌다. 가라완드 사건은 지난해 9월13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게 끌려간 뒤 사흘 뒤인 9월 16일 숨진 22살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란 당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가라완드 폭행 뿐 아니라 가라완드 어머니 체포 주장도 부인하고 있다.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이란 당국자 말을 인용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적들이 가라완드에 대한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가라완드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 등과 한 인터뷰에서 “딸은 공격받지 않았으며 모든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고였음이 명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인권단체들은 이 인터뷰가 당국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일 이란 정부에 비판적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도 “이란 당국이 혼수상태에 빠진 소녀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1일 도덕경찰의 히잡 단속을 은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지하철 플랫폼에서 쓰러진 가라완드를 부축한 친구 두 명도 다섯시간 구금돼 보안군의 주장을 지지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라완드 사건은 국제적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이란에서 젊은 여성이 지하철에서 머리카락을 보였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부모는 국영 카메라 앞이 아닌 딸의 침대 옆에 있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브람 팔리 미국의 이란 담당 부대사도 엑스에 “가라완드의 상황을 미국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과 함께하며 세계와 함께 하고 있다”고 썼다.

이에 대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에 대한 간섭과 선입견에 사로잡힌 말, 이란 여성에 대한 가식적인 우려는 그만두고 대신 미국과 독일, 영국의 의료진과 환자 상태나 걱정하라”고 반박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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