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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군함 가이아나 파견에 베네수엘라 맞불…영유권 분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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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한 시민이 15일(현지시각) 카라카스에서 “에세키보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북부 에세키보 지역을 둘러싼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의 한 시민이 15일(현지시각) 카라카스에서 “에세키보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북부 에세키보 지역을 둘러싼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의 영유권 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영국이 가이아나 근해에 군함을 보낸 데 맞서 5600여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군사훈련을 지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영국이 우리나라의 평화와 주권을 위협하는데 맞선 방어적 성격의 행위”라고 말했다.

영국은 앞선 24일 옛 식민지였으며 현재 영연방의 일원인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사이의 에세키보 지역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초계함 한 척을 가이아나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가이아나 외교부 관계자는 영국의 초계함이 29일 도착해 며칠간 머물며 공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현지 방송은 마두로 대통령의 군사훈련 명령 소식을 전하며 전투기와 전함 등이 베네수엘라 영공과 영해에서 기동 훈련을 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앞서 성명을 내어 가이아나에 영국의 초계함을 돌려보내고 군사강국이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가이아나가 이에 응하지 않자 대응 훈련을 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총 면적이 16만㎞로 남한의 1.6배 크기인 에세키보는 가이아나 서쪽 지역으로 이 나라 전체 영토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 지역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의 뿌리는 과거 15세기 제국주의 시절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베네수엘라는 1800년대 초반 독립한 뒤 스페인의 영유권 주장을 이어받았고, 네덜란드의 영유권 주장은 영국을 거쳐 1966년 독립한 가이아나로 이전됐다. 한동안 잠복해 있던 영유권 분쟁은 2015년 미국의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이 지역 앞바다에서 석유를 발견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마두로 정부는 지난 3일 국민투표을 통해 자국 국민 95% 이상이 에세키보가 베네수엘라 땅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며 이 지역을 베네수엘라 영토에 편입하겠다고 밝히며 불거졌다. 이에 대해 가이아나는 국제질서와 평화를 해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두로 대통령과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만나 무력으로 분쟁을 해결하진 않겠다고 합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당시 합의를 상기시키며 “우리는 외교와 대화, 평화를 믿는다”며 “그러나 누구도 베네수엘라를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지만 전사이고도 하다”면서 “이런 위협은 우리의 주권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다. 부패하고 타락한 옛 제국 영국의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얼마 전 가이아나를 방문했던 데이비드 러틀리 영국 외교차관은 “주권의 경계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영국은 “가이아나의 영토적 완결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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