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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1000일 퍼시비런스, 삼각주 탐사 완료…다음은 ‘홍수 범람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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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예제로 충돌구 내의 ‘에어리 힐’ 지역에서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사진.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촬영한 993개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나사 제공...

화성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예제로 충돌구 내의 ‘에어리 힐’ 지역에서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사진.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촬영한 993개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12일(현지 시각)로 화성 도착 1000일째를 맞았다.

나사는 이날 “2021년 2월18일 고대 화성의 호수가 있던 예제로 충돌구 가장자리에 도착한 퍼시비런스가 최근 수십억년 전 강물이 흘러 만든 고대 삼각주 지역의 탐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삼각주 정상 작전’(Delta Top Campaign)이라는 이름의 이 임무는 약 8개월 간 진행됐다. 1000일 동안 퍼시비런스가 이동한 거리는 22.9km다.

퍼시비런스의 주요 임무는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화성 암석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다. 2021년 8월6일 첫 화성 암석 표본을 수집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3개의 표본을 채취해 용기에 담았다. 20개는 암석, 2개는 표토, 1개는 공기다.

퍼시비런스와 짝을 이뤄 탐사 지역을 항공답사하고 있는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는 지난 2일 67번째 비행을 마쳤다. 인지뉴이티의 누적 비행거리는 15km, 비행시간은 121분이다. 최고 비행속도 초속 22.4m, 최고 비행고도 24m 기록을 갖고 있다.

또 퍼시비런스에 탑재된 산소 발생 장치 ‘목시’는 16번에 걸쳐 총 122g의 산소를 생산했다. 이는 소형견이 10시간 동안 호흡하는 양에 해당한다.

퍼시비런스가 2023년 10월21일 23번째 암석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나사 제공

고대 생명체 흔적 찾는 데 이상적인 조건

나사는 그동안 수집한 것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으로, 지구에서 고대 화석을 잘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실리카, 생명과 관련이 있는 인산염이 다량 포함된 표본을 꼽았다. 실리카는 유기분자를 보존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인산염은 생물의 세포막과 DNA의 구성 요소다.

나사는 “이 두 표본에는 모두 탄산염이 매우 풍부해 암석이 형성됐을 때의 환경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수석조사관 모건 케이블은 “탄산염과 인산염, 실리카의 존재는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나사가 예제로 충돌구를 착륙 지점으로 선택한 것은 화성 궤도선에서 삼각주의 모습이 뚜렷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각주는 강물이 흘러 만든 퇴적물이다. 이는 예제로 충돌구에 호수가 있었다는 증거다. 호수는 생명체가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며, 삼각주의 퇴적암은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화석으로 남기기에 좋은 환경이다.

화성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착륙한 예제로 충돌구 가장자리. 녹색은 고대 생명체 흔적을 보존하는 데 유리한 조건의 물이 있는 환경에서 형성되는 탄산염을 나타낸다. 나사 제공

나사에 따르면 예제로 충돌구는 약 40억년 전 소행성이 이곳에 충돌하면서 형성됐다.

나사는 2021년 2월 퍼시비런스 착륙 직후 충돌구 바닥이 땅속 마그마나 화산 분출로 인해 생긴 화성암으로 이뤄져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이곳에 강물이 흘러왔음을 알려주는 이암과 사암을 발견했다. 이암에는 염분이 풍부한데, 이는 증발이 일어나는 얕은 호수가 있었음을 뜻한다. 나사 연구진은 이곳에 형성된 호수는 지름 35km에 깊이는 최대 30m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퍼시비런스가 1000일 동안 이동한 경로. 왼쪽 위 파란색 원이 현재의 위치다. 나사 제공

다음 탐사는 탄산염 풍부한 홍수 범람지역

퍼시비런스가 수집한 화성 암석과 흙 표본을 담은 용기는 분필 막대 크기만 하다. 목표는 38개의 용기에 표본을 채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목표 달성률은 60%다.

나사는 “퍼시비런스에는 미세한 화석 구조와 고대 미생물이 남겼을 수 있는 화학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가 있지만 아직 이와 관련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퍼시비런스는 다음 4번째 임무로 홍수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 범람했던 협곡 입구 근처의 충돌구 가장자리를 탐사할 예정이다. 목욕 뒤 욕조에서 물이 빠질 때 욕조 벽에 남는 테두리 흔적처럼, 가장자리를 따라 탄산염 퇴적물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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