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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배 크기’ 바다로 떠난 세계 최대 빙산의 마지막 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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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주변의 한 빙산 모습.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세계 최대 빙산이 남극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영국 비비시(BBC)와 미국 시엔엔(CNN) 등...

남극 주변의 한 빙산 모습.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세계 최대 빙산이 남극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영국 비비시(BBC)와 미국 시엔엔(CNN) 등은 24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 ‘에이23에이’(A23a)가 30년 이상 남극의 해저에 갇혀 있다가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23에이는 세계 최대 빙산이라는 이름답게 4000㎢의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영국 런던의 두배이고, 서울(605㎢)과 견줘서는 6배 넘게 크다. 두께도 400미터에 달해 15층짜리 아파트 10개를 쌓아놓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애초 에이23에이는 지난 1986년 남극 해안선에서 한 차례 분리된 뒤, 남미 칠레 방향의 남극 초입인 웨델해에 자리를 잡고 거대한 얼음섬이 됐다. 때마침 소련의 남극 연구기지가 근처에 있어 에이23에이가 처음 남극에서 떨어져 나오는 과정이 기록에 잘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30년이 넘었고, 최근 1년여간 현재 자리에서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면서 표류하더니 더는 웨델해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기약없는 여행을 떠난 것이다.

에이23에이는 해류의 흐름과 바람에 몸을 싣고 있다. 최근 여러 달 동안 이 주변에 강한 바람과 해류의 움직임으로 에이23에이도 급격히 움직이기 시작해 현재 남아메리카 지역 방향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에이23에이는 지구 동쪽 방향으로 하루 평균 5㎞ 정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에이23에이의 이동이 기후변화에 따른 부자연스런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국 남극 탐사대의 앤드류 플레밍 박사는 비비시(BBC)에 “해저 수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이제 ‘움직일 때가 왔다’는 데 동료 연구자들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37년여간 남극 대륙에 있었지만, 그 사이 빙산 크기가 일부 줄어드는 등 자연적 영향으로 더 제자리에 머물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실제 에이23에이가 처음 움직임을 시작한 것도 3년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엔엔도 “에이23에이가 자연적인 성장 주기의 일부로 남극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극을 벗어나는 빙산들은 지금 에이23에이가 있는 웨들해를 거쳐 이른바 ‘빙산 골목’이라고 알려진 경로를 따라 남대서양으로 빠져나오게 된다고 한다. 이후에는 남미 끝자락의 열도 포클랜도 제도에서 동쪽으로 1400㎞쯤 떨어진 사우스조지아섬 근처에 도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거대한 얼음섬인 에이23에이가 사우스조지아섬에 다다를 경우, 이곳 원주민 격인 물개나 펭귄, 바닷새 등의 생활 환경에 예상못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빙하가 품고 있는 유기체 등이 해양 먹이사슬의 제일 아랫부분을 더 풍부하게 해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놀라운 자연의 힘을 보여주는 에이23에이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비비시는 “아무리 거대한 것이어도 결국 모든 빙하는 녹아서 사그라드는 운명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에이23에이의 마지막 여정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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