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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슈링크플레이션 등 가격 상승…물가 둔화세 더딜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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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가격인상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올...

정부가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가격인상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올 하반기 들어 기업들이 누적된 원자잿값 상승 부담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의 양이나 품질을 낮춰 가격을 실질적으로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도 비슷한 움직임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일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팬데믹·전쟁 등으로 비용압력이 누증되었던 데다 올해 중반 이후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크게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보다 파급 영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어 향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전날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 대비 각각 0.1%포인트(3.5%→3.6%)와 0.2%포인트(2.4%→2.6%) 올렸다. 또한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8%로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10월 3.2%)을 6년 2개월 만에 역전한 바 있다.

한은은 이 배경에 누적된 비용 압력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견줘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아 물가 충격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정부는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제한, 유류세 인하 등을 추진했고 기업들도 원자재 비용 증가를 소비자가격에 전가하는 행동을 최대한 뒤로 미뤘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기업들이 서서히 누적된 원가 상승 압력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유가·환율·농산물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을 계기로 최근 주류, 여행·숙박 등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예시로 슈링크플레이션과 스킴플레이션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은은 “팬데믹 이후 비용 상승 충격을 완충했던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제한, 유류세 인하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부분들은 미국과의 물가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고, 국제 에너지 가격변동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도 빠르다. 코로나19로 치솟은 국제 에너지 및 식량가격 상승분이 반영돼 초반엔 물가가 크게 뛰었으나 이것이 해소되자 이번엔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한은은 “미국은 공급충격에 따른 영향이 상당폭 해소되면서 상품가격의 오름세가 크게 약화하였으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타이트한 노동시장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주요국과 달리 국내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상품 가격 상승률의 둔화 흐름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고 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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