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가 30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했다. 최고경영자를 선임하지 못해 비상경영체제를 출범시킨 초유의 사태로 지난해에는 인사를 하지 못해, 2년 만이자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첫번째로 이뤄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이다. 케이티는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비전을 설정하고, 쇄신과 전문성 강화를 키워드로 삼아 조직을 개편하고 임원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우선 기능이 중복되는 조직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했다. 상무 이상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312명에서 264명으로 줄었다.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했고, 최고전략책임자(CSO)·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인사책임자(CHO)와 각각을 지원하던 조직을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배속시켰다. 케이티는 “기능 중복 해소를 통해 조직을 효율화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준법경영 강화와 신뢰 회복에도 역점을 뒀다. 케이티는 “사법 리스크 해소와 신뢰 회복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개선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객관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법무·윤리(감사)·경영지원 책임자를 모두 외부 전문가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법무실장(부사장)에는 부장검사 출신의 이용복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에는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출신의 임현규 전 알티캐스트 부문장을 영입했다. 윤리실장(부사장)은 물색 중이다.
정보기술(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만드는 등 정보기술 쪽 연구개발 기능도 강화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에이아이투엑스랩(AI2XLab)과 별도로 ‘에이아이 테크 랩’(AI Tech Lab)을 추가로 신설했다. 더불어 클라우드·인공지능·아이티 분야의 핵심 인력으로 ‘케이티컨설팅그룹’을 만들어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신설된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에는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오승필 현대카드 커머셜을, 케이티컨설팅그룹장(전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엘지씨엔에스(LGCNS) 등을 거치 정우진 전 디지털엑스원 대표를 각각 영입했다. 케이티는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해 기업시장(B2B) 쪽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겠다 것”이라며 “초거대 인공지능 ‘믿음’ 상용화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사업을 본격화하고, 인공지능 거버넌스 수립를 위해 인공지능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와 영업 쪽은 내부 인사를 중용했다. 영업을 총괄하는 커스터머부문장에는 그동안 직무대리를 맡아왔던 이현석 전무를, 네트워크 관리를 총괄하는 엔터프라이즈부문장에는 네트워크 전문가로 꼽히는 안창용 대구·경북광역본부장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맡겼다.
케이티는 계열사 핵심 보직이 본사 퇴임 임원들의 ‘2모작’ 자리로 활용되던 관행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 새노조는 이번 인사에 대한 논평을 내어 “전임 최고경영자의 범죄 행위와 관련됐거나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전무급 이상 임원들을 대폭 물갈이 한 점은 환영한다”며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물갈이 이후 용산의 검증을 통해 낙하산을 받을 거라는 소문이 많은데, 이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낙하산 경영진은 새노조가 철저히 감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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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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