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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KB 박정림·NH 정영채 중징계…‘내부통제’ 실패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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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내부.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박정림 케이비(KB)증권 대표이사와 정영채 엔에이치(NH)투자증권 대표이사에게 중징계를 부과했다. 2019년과 2020년에 발생했던 라임·옵티...

금융위원회 내부.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박정림 케이비(KB)증권 대표이사와 정영채 엔에이치(NH)투자증권 대표이사에게 중징계를 부과했다. 2019년과 2020년에 발생했던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대한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물은 것이다.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회사 임원으로서의 자격을 잃는 만큼 향후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과 관련한 금융회사 임직원 제재 조치를 의결했다. 박정림 대표이사(직무정지 3개월)와 정영채 대표이사(문책경고)는 중징계를,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중징계를 받으면 최소 3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되지 못한다.

이들 임원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상품 심사 등과 관련된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혐의(금융사지배구조법 위반)를 받는다. 금융당국이 디엘에프(DLF) 사태 이후로 다시 ‘내부통제 책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금융위는 우리·하나은행 디엘에프 펀드 사태(2018~2019년) 때도 같은 혐의로 관련 임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으나, 이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낸 소송에서 징계처분이 취소됐다. 예측이 어려운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는 손 전 회장 사례와 달리 예측 가능했다고 본다. 가령 케이비증권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라임 관련 펀드에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며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한 만큼 리스크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럼에도 케이비증권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관련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법원 판례에서 제시한 내부통제 기준의 핵심 요소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금융위는 올해 총 14차례에 걸친 안건 검토 소위원회를 통해 제재 적법성을 면밀히 심의했다고도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와 정 대표이사가 이번 징계를 받아들이면 이들 임원은 임기가 끝난 뒤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박 대표이사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 정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향후 3년간 다른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 임원이 징계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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