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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계속될까?…내년 ‘춘계생활투쟁’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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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화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엔-달러 기준으로 151.9엔 수준으로 1990년 이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고 원-엔 기준으로는 874원을 기록했다. 엔화의 약세 흐름이...

최근 엔화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엔-달러 기준으로 151.9엔 수준으로 1990년 이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고 원-엔 기준으로는 874원을 기록했다. 엔화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일본 중앙은행의 초완화 통화정책 때문이며 두 번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의 초완화통화정책은 이미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 대표적으로는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이 있다. 10년물 국채금리 상하단 범위를 설정해 그 이상 금리가 움직일 경우 무제한 국채매입을 통해 금리 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초완화통화정책이 올해 더욱 심한 엔화 약세로 이어진 원인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에 있다. 전세계 많은 국가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왔다. 물론 일본의 물가도 빠른 속도로 높아져, 일본 전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1월 4.4%까지 높아지며 1990년대 수준의 물가 흐름을 재차 보였다.

다른 국가들의 정책금리가 일본의 정책금리보다 높아지자 엔화는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금리는 일종의 돈의 가격이기 때문에 엔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 물가가 높아졌다는 것을 근거로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방향을 변경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수익률곡선 통제 상단을 1% 정도로 유지하며 시장의 ‘초완화통화정책 시대 종말’ 기대를 일축했다. 이에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 폭을 한 차례 더 높였다.

이후 중앙은행은 아직 일본의 실질임금과 성장률이 원하는 수준만큼 도달하지 못했음을 강조했고, 지금의 물가상승률은 내년에 재차 내려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즉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바꿀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 일본의 최근 임금상승률은 전년 대비 0.6%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3분기 -2.1%(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가 통화정책 변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장은 엔화 약세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며 엔화 약세 베팅을 더욱 진행했다. 그 결과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하던 ‘달러당 150엔’이 깨졌고 151.9엔 수준까지 빠른 속도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종합하면 엔화는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태도를 바꿀 경우 강세를 보일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또 통화정책에 대한 태도는 일본 경제의 실질 성장률 성장이 선결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은 춘계생활투쟁이라는 것이 있다. 매년 2월에 이루어지는 임금인상 협상인데, 현재 일본 물가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고 있어 내년 춘계생활투쟁에서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할 근거가 된다. 지난해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5%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3.58%의 상승을 끌어냈다. 올해는 5%를 넘는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임금이 오르면 일본의 내수 경기가 점차 개선될 수 있다. 이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움직일 여지가 생긴다. 이는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트리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NH선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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