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ories:
경제

“운행 매출 부풀려져 세금 더내” 카카오T 택시 기사들 원성

Summary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감리의 핵심인 ‘매출 부풀리기’를 향한 택시 업계의 원성이 높다. 카카오의 ‘수수료를 받았다가 되돌려주는’ 회계 처리로 택시 매출도...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감리의 핵심인 ‘매출 부풀리기’를 향한 택시 업계의 원성이 높다. 카카오의 ‘수수료를 받았다가 되돌려주는’ 회계 처리로 택시 매출도 늘어나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등 세금 폭탄을 맞는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조만간 택시업계와 수수료 개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1일 택시 업계 및 세무 당국 등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티(T) 블루’ 가맹 택시 기사들은 “택시 운행 매출이 과대 계상돼 세금을 더 내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카카오 블루 택시 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이자 가맹 본부 역할을 하는 케이엠솔루션과 가맹 계약을 맺고 차량 배차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가 등으로 택시비 (운행 매출 )의 20%를 가맹 수수료로 낸다. 그러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가맹 사업자에게 다시 매출의 16∼17%를 차량 운행 데이터 제공 및 광고·마케팅 참여 대가 등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택시비 1만원을 내면 케이엠솔루션이 2천원을 수수료로 받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시 택시 기사들에게 1700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 같은 수수료 처리 구조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을 부풀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게 금융감독원이 문제 삼는 의혹의 핵심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택시 기사 입장에선 매출이 이중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 택시 기사의 매출은 택시비로 받은 1만원뿐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준 1700원을 더한 1만1700원이 매출액이 되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면 택시 기사들이 세금을 더 낼 가능성도 커진다. 택시 기사가 소비자로부터 받아 세무서에 납부하는 부가가치세가 대표적이다.

현행 세법은 개인택시 사업자의 직전 연도 매출액(부가세 포함)이 연 4800만원 미만이면 부가세 납부 의무를 면제하고, 연 매출액 4800만∼8천만원은 영세 사업자인 ‘간이 과세자’로 분류해 부가가치세율 3%를 적용한다. 그러나 연 매출액이 8천만원 이상이면 부가세율 10%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더한 매출액이 연 8천만원을 넘으면 부가세 납부 부담이 3배 정도 커지는 셈이다.

한 개인택시 조합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수수료는 3%가량인데도, 수수료를 받았다가 되돌려주는 카카오의 회계 처리로 수입(매출)이 더 잡혀 세금 부담이 확 커진다”며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매출 증가로 세 부담이 과중하게 늘어나 일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가세 납부 면제 및 간이 과세자 기준은 코로나19 당시인 2021년부터 지금과 같은 연 매출액 4800만원 미만, 8천만원 미만으로 상향됐다. 그 전까지는 납부 면제 및 간이 과세자 기준액이 연 매출액 3천만원 미만, 4800만원 미만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가맹 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액 기준 초과로 부가세를 더 내게 된 개인 택시 사업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도 더 낼 여지가 있다. 사업 소득이 있는 개인택시 사업자는 직접 수입과 비용을 기재한 장부를 적거나, 연 매출액(직전 연도 기준) 3600만원 이상인 경우 국세청이 정한 ‘기준 경비율’을 바탕으로 종합소득세를 계산해 신고·납부한다.

개인 택시 사업자의 경우 인건비, 임차료, 재고 매입 비용 등 사업자가 직접 증빙한 주요 경비와 더불어 매출의 21.7%를 비용으로 잠정 추계해 세금 계산 시 인정해 준다. 매출에서 빼주는 비용 인정 비율(기준 경비율)이 이미 정해진 까닭에 매출액이 불으면 그만큼 소득세 부담도 커진다.

조중식 가현택스 대표(세무사)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지급한 수수료 20%를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세무사 수수료 등을 내고 장부를 써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 택시 기사는 “카카오 쪽이 세무 지원을 하지만 세금 신고할 때 세무사를 소개해 주거나 장부 기장을 도와주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해 택시 기사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오 기자 , 안태호 기자 , 박지영 기자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