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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세상 바꿀 수 있을까…‘양극단의 세계’ 엉킨 실타래 푸는 법

Summary

나와 정치적 입장이나 의견이 다른 상대편을 ‘적’으로 공격하는 적대주의가 확산하면서 한국 사회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끼리끼리 뭉치는 확증편향 속에 서로를 향한 분노는 혐오로 번진...

나와 정치적 입장이나 의견이 다른 상대편을 ‘적’으로 공격하는 적대주의가 확산하면서 한국 사회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끼리끼리 뭉치는 확증편향 속에 서로를 향한 분노는 혐오로 번진다. 한겨레는 적대와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자기만의 세계 안에 갇히는 ‘필터버블’을 걷어내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때 엉킨 실타래도 풀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6개월 동안 ‘대화실험’을 진행했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기획한 ‘한국의 대화·Korea Talks’는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진 46명, 23쌍이 1대1 대화를 위해 모였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관한 10개 항의 사전 설문조사를 거처 선정되었다. 프로젝트 진행을 총괄한 황현숙 빠띠 이사는 “안전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경청과 존중, 경험에 바탕해 대화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 결과 생각을 바꾸진 못해도 서로에 대한 이해는 깊어졌고 공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와 다른 사람이라도 접촉하고 알게 되면, 그의 말에 귀기울이게 되며 혐오가 비집고 들어오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대화’에 앞서 대화실험을 시도한 ‘독일이 말한다’ 프로젝트를 대표해 이날 온라인으로 참여한 한나 이스라엘 ‘내 나라가 말한다·My country talks’ 대표도 “참여자들은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 넘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수고도 마다지 않았다. 정치적 입장의 양극단에 있는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갔다”며 신뢰회복 효과를 강조했다.

정치는 진영 대립과 갈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영역이다. ‘정치공론장의 매운 맛을 넘어서는 법’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은 “흑백 양분법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정치는 소수의 극단이 과대대표되고, 다수는 침묵하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 그 결과 공론장에서 합리적인 사람은 퇴장하고 극단적인 사람만 남는다”고 말했다. 진영 간 대립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이진순 이사장은 존중과 경청에 기반한 집단지성에 주목했다. “다수결은 다수의 동의라는 명분으로 소수의견을 묵살하기 쉽다. 토론, 숙의과정도 배제된다. 하지만 집단지성은 상호작용 속에 숙의 토론, 절충, 대안이 가능하며, 소수의견도 배제하지 않는다”

‘애매한 우리 사이에 필요한 것들’을 주제로 발제를 한 설동준 문화기획자는 빌라 내 이웃간 층간 소음 같은 일상 생활의 소소한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접촉과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것도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며, 이를 위해서는 직·간접적 만남과 연결이 더 많이 일어나야 한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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