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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아카데미를 노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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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워 킬링 문’.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플라워 킬링 문’, ‘나폴레옹’,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더 킬러’. 최근 개봉한 영화 4편의 공통점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

영화 ‘플라워 킬링 문’. 애플티비플러스 제공

‘플라워 킬링 문’, ‘나폴레옹’,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더 킬러’. 최근 개봉한 영화 4편의 공통점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나 극장 배급사가 아닌 오티티 플랫폼에서 제작 또는 투자에 참여한 작품들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넷플릭스, 애플티비플러스 등 오티티(OTT) 플랫폼은 이듬해 2~3월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겨냥한 영화들을 개봉한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기 위해선 극장에서 일주일 이상 극장 상영해야 하는 조건을 채워야 한다. 미국 내 극장 기준이지만 아카데미 겨냥 작들은 작품성과 스펙터클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멀티플렉스 씨지브이(CGV) 등에서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 오티티 입장에선 구독자 확대에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차린 건 많지만 볼 건 없다’는 기존 구독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는데 아카데미 수상 타이틀만한 효자가 없다. 오티티가 아카데미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가 먼저 발표한 후보군을 보면 애플티비플러스의 ‘플라워 킬링 문’과 넷플릭스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각색상, 남여 주연상 등 주요 부문마다 후보를 올렸다. 역시 아카데미 선행지표로 주목받는 뉴욕비평가협회상는 지난 11월 말 ‘플라워 킬링 문’에 작품상을 줬다. 이 작품이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하면 애플티비플러스는 2022년 ‘코다’에 이어 두번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린다. 넷플릭스는 아직 작품상을 내지 못했다.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넷플릭스 제공

거장 마틴 스코시즈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로버트 드니로라는 톱배우들, 오일머니를 소재로 미국 원주민들에게 가한 백인들의 폭력이라는 주제까지 모든 게 아카데미 맞춤형인 ‘플라워 킬링 문’에 비하면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더 젊고 도전적인 작품이다. 2018년 ‘스타 이즈 본’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두번째 감독작이며 양성애자였던 번스타인과 아내의 복잡했던 정서적 유대와 갈등을 다뤘다. 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주연까지 맡은 브래들리 쿠퍼와 아내 역의 캐리 멀리건이 남녀주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애플티비플러스의 ‘나폴레옹’과 데이비드 핀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킬러’는 각 감독의 이름값에 비하면 주목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연기 천재 호아킨 피닉스의 ‘나폴레옹’은 그가 했던 연기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번째 파도’의 조디 포스터가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극장 영화 가운데서는 ‘오펜하이머’와 ‘바비’가 오티티 대작들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이 만들고 씨제이이엔엠이 투자한 ‘패스트 라이브즈’도 빠르게 부상 중이다. 전문가와 회원들이 각종 시상 결과를 예측해 확률로 제시하는 ‘골드더비’에서는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로 ‘오펜하이머’와 ‘플라워 킬링 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내년 3월13일(현지시각) 개최되는 제95회 아카데미시상식의 최종 후보 목록은 오는 1월 초 공개된다.

김은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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