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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를 성당으로…한국서 만든 ‘시스터 액트’ 세계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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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수녀들이 성당에서 흥겨운 디스코 리듬에 춤추며 노래한다. 대사와 노래는 모두 영어. 수녀들 외양도 백인, 흑인...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수녀들이 성당에서 흥겨운 디스코 리듬에 춤추며 노래한다. 대사와 노래는 모두 영어. 수녀들 외양도 백인, 흑인, 아시아인 등으로 다양하다. 분명 외국 뮤지컬 같은데, 제작사는 한국의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다. 지난 21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스터 액트’(내년 2월11일까지)다.

뮤지컬은 1993년 국내 개봉했던 우피 골드버그 주연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삼류 밤무대 가수 들로리스가 갱단의 추적을 피해 수녀원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06년 초연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 작품의 영어 공연권을 이엠케이가 가져와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으로 만든 것이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연출은 미국 출신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맡았다. 브로드웨이와 유럽에서 활동해온 그는 한국에서도 ‘레베카’ ‘엘리자벳’ ‘웃는 남자’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요한슨은 지난 2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활동한 지 어느덧 15년이다. ‘시스터 액트’가 아홉번째 한국 연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시스터 액트’는 공동체·다양성·조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애초 미국 배우들을 데려오기로 했을 때 제가 한국 배우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20년간 미국 뉴저지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 극장 예술감독을 할 때도 다양성을 위해 아시아 배우들을 많이 기용했거든요. 이번에 김소향 등 한국 배우 7명, 필리핀 배우, 라틴 배우 등이 참여하면서 역대 가장 다양한 캐스트의 ‘시스터 액트’가 됐다는 점이 기쁩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수녀들의 합창단 이야기인 만큼 음악이 핵심이다. 2편까지 나온 원작 영화에선 ‘아이 윌 팔로 힘’ ‘오 해피 데이’ 등 기존 히트곡을 수녀들이 불렀다. 하지만 뮤지컬에선 저작권 문제로 쓸 수 없어 오롯이 창작곡들로 채웠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앨런 멘켄이 만든 노래들은 디스코를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은 영화와 달리 배경을 1970년대로 앞당겼다. 70년대 디스코 열풍을 일으킨 비지스의 ‘새터데이 나이트 피버’를 빗댄 ‘선데이 모닝 피버’를 수녀들이 일요 미사에서 부르며 춤추는 장면은 가만히 앉아서 보기 힘들다.

“저는 70년대 디스코 열풍을 몸소 겪었어요. 디스코 세계관을 성당으로 가져오는 게 연출의 목표였죠. 서울 공연에 앞서 부산에서 일주일간 공연했을 때 한국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더라고요. 노래가 흥겨운 것도 있지만, 처음엔 노래를 못하던 수녀들이 점차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응원하는 마음도 느껴졌어요.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에게 매번 놀라요.”

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는 한국에서 만든 ‘시스터 액트’가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자신했다. “유튜브에서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의 ‘시스터 액트’와 비교해보면, 한국에서 만든 무대 세트, 의상, 조명, 영상 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한국 뮤지컬은 배우·창작진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에요.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브로드웨이와 달리 작품을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 감동했어요.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시스터 액트’는 내년까지 국내 15개 도시를 돈 뒤 2025~2026년 아시아 투어도 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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