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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진심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 ‘옹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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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봉 당시 포스터. 영화사 제공 지난 18일 오후 1시. 주말 이른 시간에 어른부터 아이까지 서울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 모였다. 논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코미디 ‘옹알...

2019년 개봉 당시 포스터. 영화사 제공

지난 18일 오후 1시. 주말 이른 시간에 어른부터 아이까지 서울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 모였다. 논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코미디 ‘옹알스’를 보러 온 것이다. 공연 내내 “하하하” “까르륵” 다양한 연령대의 웃음꽃이 핀다. 콘텐츠를 취향대로 즐기는 시대에 드문 광경이다.

옹알스는 세계적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여러 상을 받은 코미디팀이다. 2007년 채경선, 조준우, 조수원이 결성했고 이후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으로 지금의 7인조가 됐다. 세계 공통어는 웃음이라는 생각으로 대사 없이 행동으로 웃기는 논버벌 코미디를 택했다. 투박한 토이 박스에서 풍선, 물총, 마이크 등 다양한 물건이 나오고 이들이 이를 활용한 상황극으로 다채롭게 웃겨준다. 비트박스부터 저글링, 신기한 마술도 등장한다. 코미디로 그 어렵다는 남녀노소 통합을 이뤄낸다.

옹알스는 벌써 15년 넘게 무대를 지키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로 출발했는데 6개월 뒤 막을 내리고 나서는 줄곧 무대에 시선을 뒀다. 당시만 해도 코미디 공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한국에선 설 무대가 없었다. 이들은 국외를 바라봤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 등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그 어렵다는 초청 공연도 여는 등 명성을 쌓았다. 처음에는 “거기 가서 뭐 하냐”던 수많은 코미디언들도 이젠 이 페스티벌에 서고 싶어 한다.

옹알스는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옹알스 제공

코미디 공연 문화를 만든 주인공이지만, 한국에서는 덜 유명하다. 유튜브 등 매체를 타야 인기를 얻는데 이들은 그러지 않는다. 공연이 우선이다 보니 그럴 시간도 없고 홍보에 재주도 없다. 러브콜을 보내는 기획사도 있었지만 목표가 같지 않았다. 주변에서 “한국에선 유명해지고 볼 일”이라고 해도 이들은 “그러면 좋겠지만 공연을 1순위에 두고 싶다”고 한다.

최근 대학로 장기 공연을 결정한 것도 더디더라도 꾸준히 관객들을 찾아가고 싶어서다. 이들은 소아병동 등 웃음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조수원이 암으로 입원했을 때도 옹알스는 모여 그 병원 아이들을 위해 깜짝 공연을 했다. 지난 10일에는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후원자들을 위한 문화 행사에서 토이 박스를 열었다.

옹알스는 맨땅에 ‘헤딩’하며 여기까지 왔다. 국외에서 공연하면 그 지역 뉴스에도 나온다. 국제적 명성을 인정받아 예술의전당에 서기도 했다. 유명하지 않을 뿐이지 실력은 한국 코미디를 대표한다. 이들은 지금도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며 초심을 다진다. 이들의 공연을 보고 서사를 알고 나면 ‘나는 목표를 위해 이렇게까지 진심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되새기게 된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옹알스’에 그 노력의 일부가 담겨 있다. 배우 차인표가 이들을 만난 뒤 실력과 노력과 인성에 감동해 직접 영화를 제작했다. 보고 나면 추운 겨울 마음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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