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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충만해지는 만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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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방은요 │ 책방 밀물 책방 밀물 내부 모습.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연남동 끝자락, 성산동 초입에 위치한 책방 밀물에 들어오시면 ...

우리 책방은요 │ 책방 밀물

책방 밀물 내부 모습.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연남동 끝자락, 성산동 초입에 위치한 책방 밀물에 들어오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앤드류 카네기가 신조로 삼은 문장을 그대로 책방에 옮겨 놓았어요. 책방지기가 생각하는 밀물 때는 ‘내가 나로서 살고 있다는 감각으로 가득할 때’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감각을 마주하는 순간은 읽고, 쓰며, 사유할 때고요. 읽다 보면 쓰고 싶어 지고, 쓰다 보면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알고 싶은 것이 생겨 읽고 싶고… 이 선순환을 좋아합니다. 책방을 찾아 주시는 벗들이 이 선순환을 통해 각자의 물때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방을 꾸려 놓았어요.

책방 밀물 외부 모습.
책방의 키워드를 꼽자면 역시 ‘Read, Write and Think’ 가 될 것 같아요.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시는 밀물의 포토 스팟에도 크게 적어 놓았는데요. 주제별로 나누어 놓은 큐레이션 섹션에서도 읽기와 쓰기에 대한 책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책방에서 진행하는 소모임 역시 이 주제들을 중점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50일간 매일 글을 쓰며 인증하는 온라인 ‘쓰는 하루’ 모임, 한달 동안 매일 읽고 인증하는 온라인 ‘읽는 하루’ 모임, 매주 주말 조조, 심야에 모여 각자 가져온 책을 읽고 사유를 나누는 오프라인 ‘조조, 심야 책 읽기’ 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방 밀물에서 이뤄지는 모임 모습.
모임을 운영할 때 책방지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책방지기에게도 도움이 되는가, 두 번째는 약간의 강제성과 느슨한 연대감으로 운영되는가, 입니다. 스스로에게 재미가 있고 도움이 되어야 멤버들에게도 진심과 유익함을 전달할 수 있더라고요. 또한 읽기와 쓰기는 시간과 마음을 들여야 하는 행위라,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했어요. 다만 그 강제성이 기분 좋은 부채감을 줄 때 기쁘게 읽고 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느슨하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감을 느낄 때 지치지 않고 꾸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마감이 되어주고, 위안이 되어주는 일의 기쁨을 몸소 경험하고 있어요.

책방 밀물의 읽기·쓰기·소설 큐레이션.
책방 밀물에 놓인 샘플 책들.
책방에서 읽기, 쓰기만큼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는 것도 사랑하지만, 소설을 쓰고 싶다, 라는 마음으로부터 오는 욕망도 있는 것 같아요. 소설을 읽고 쓸 때면, ‘잘 살고 싶다’고, 느낍니다. 잘 사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소설과 함께할 때면 살면서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알게 되는 순간을 자주 만납니다.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작은 지점들을 소설과 인물을 통해 발견하는 기쁨도 크고요. 답을 알려주는 대신 그저 보여주고,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점도 좋아합니다. 이러한 소설에 대한 애정을 샘플책을 통해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어요. 책방지기가 직접 읽고, 밑줄을 긋고, 사유를 기록한 책들을 책방에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 소설 좋아요, 읽어 보세요!”라는 말 대신 어떤 사람이 이 소설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라는 걸 보여드리는 것으로 추천과 동시에 책방지기의 진심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책방 밀물 1주년 모습.
책방 밀물 1주년 모습.
책방 밀물 북토크 모습.
2023년 10월, 책방 문을 연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이웃 서점, 출판사 6곳, 브랜드 3곳, 동네 상점 12곳과 협업한 팝업 전시 행사와 북토크가 있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단골 손님들과 함께한 ‘포틀럭 파티’였습니다. 작은 책방에 둘러 앉아 책 이야기, 읽고 쓰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하며 ‘우리’가 되는 시간을 보냈어요. 역시 책방은 들러 주시는 벗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책방에 들러 주시는 분들께 내가 나로 존재하는 순간이 잦기를 응원합니다. 모든 것이 충만한 만조처럼, 책방 밀물에서 각자의 물때를 만나는 시간 되시기를 바라요.

책방 밀물 1주년 모습.
정다현 책방밀물 책방지기

책방 밀물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15길 37 (성산동) 1층

instagram.com/milmul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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