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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홍범도다’ 시집 펴낸 이동순 시인 “민족의 상식·규범 파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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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순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대한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한길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내가 홍범도다 우리...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순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대한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한길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내가 홍범도다 우리 모두가 홍범도다/ 거리로 골목으로 나서서/ 나라 지키자 우리를 지키자”(‘내가 홍범도다’)

항일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80주기(10월25일)를 맞아 이동순 시인(영남대 명예교수)이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한길사)를 펴냈다. 국권 패망 전부터 함경도에서 의병활동을 했던 홍범도는 청산리대첩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등 만주와 연해주에서 항일무장투쟁을 이끌다, 중앙아시아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된 뒤 1943년 10월25일 그곳에서 눈을 감았다.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인은 육군사관학교가 경내 홍범도 흉상을 철거·이전하겠다고 밝히며 벌어졌던 ‘홍범도 사태’에 대해 “우리 독립운동사 자체를 부정하는 ‘뉴라이트’ 세력이 우리 민족 부동의 교양·상식·규범을 파괴하려 한 일”이라며 “격앙되고 격분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홍 장군의 말씀을 시로 옮겼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이런 수모와 멸시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네/ 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 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외치는 ‘홍범도 장군의 절규’를 시작으로 몇 편의 연작시를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던 것이 시집 출간의 계기가 됐다. 홍범도의 정신을 기리고 흉상 철거·이전을 강행하는 정권의 부당함을 비판한 이 시인의 시들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는데, 페이스북이 글 속에 ‘혐오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삭제하면서 되레 “100만회 가까운 공유와 퍼나르기가 이뤄졌다”고 한다. 당시 뜻을 모은 사람들이 ‘내가 홍범도다, 우리가 홍범도다’ 천명했고, 이것이 시와 시집의 제목이 되었다.

독립운동가였던 조부의 영향으로 독립운동가들에 관심이 컸던 이 시인은 홍범도를 특히 애정하여 2003년 홍범도의 일대기를 10권 분량의 서사시로 담아낸 10권짜리 ‘홍범도’(국학자료원)를, 올해 초에는 홍범도의 일생을 평전으로 정리한 ‘민족의 장군 홍범도’(한길사)를 펴낸 바 있다.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순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대한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한길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이 시인은 홍범도 흉상 철거·이전은 “뉴라이트 계열의 비밀회의 통해서 이뤄지는 어떤 복안의 실행이 아닐까 싶다”고, 특히 유독 홍범도에게만 가혹한 태도에는 “신분이 낮은 포수였던 홍 장군에 대한 뿌리깊은 왕따, 무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거 80주기를 맞아 ‘홍범도 장군 제문’을 써오기도 한 이 시인은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이렇게 시련과 핍박을 겪으시는 걸 보니 가슴이 메이고 피눈물이 날 것 같다”고도 말했다. 시집 첫머리에 시인은 “나는 홍범도 의병대 소속의 ‘의병시인’(義兵詩人)”이라고 썼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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