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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해요 나한테!” 곽경영이 떠오르면 ‘빠담빠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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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해요 나한테!” 외치기 전 정우성. 제이티비시 제공 “사과해요 나한테!” 최근 유튜브 채널 ‘경영자들’에서 코미디언 곽범이 배우 정우성을 흉내 내어 화제다. 2011년 제이티...

“사과해요 나한테!” 외치기 전 정우성. 제이티비시 제공

“사과해요 나한테!” 최근 유튜브 채널 ‘경영자들’에서 코미디언 곽범이 배우 정우성을 흉내 내어 화제다. 2011년 제이티비시(JTBC) 개국 특집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6회에서 양강칠(정우성)이 짝사랑하던 정지나(한지민)한테 소리치던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명대사인데 전체는 이렇다. “만약 사과를 하려면 그쪽이 해야지, 나는 그쪽이 좋은데 그쪽은 내가 싫으니까, 싫어서 미안하다고 그쪽이 나한테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텍스트만 보면 양강칠이 스토커처럼 느껴질 테지만, 1회부터 차곡차곡 서사가 쌓인 뒤 이 장면에 이르면 가슴이 아파온다. 양강칠은 살인 누명을 쓰고 16년 만에 출소했다. 인생에 무슨 낙이 있을까. 의미 없이 살던 그에게 맑고 투명한 정지나는 힘든 순간을 잠시 잊게 하는 존재였다. 착하게 살게 만드는 주문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그런 정지나도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양강칠은 인생이 무너졌을 것이다.

‘빠담빠담’ 전체 20부에는 양강칠이 등장하는 명장면이 많다. 양강칠이 치킨을 뜯는 1회 첫 장면부터 그렇다. 정우성은 거칠고 앞뒤 분간 없이 행동하는 것 같지만 내면에 아픔이 있는 양강칠을 제 옷 입듯 소화한다 . 정우성은 201 9년 영화 ‘증인 ’으로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 ‘빠담빠담 ’이 좀 더 화제가 됐다면, 8년은 당겨졌을 것 같다. 한지민은 이 작품에서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난다. 동물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과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지닌, 아픈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다. 정우성과 한지민의 케미도 기대 이상이고, 자신을 천사라 믿는 이국수(김범) 캐릭터도 좋다. 실제로 어깨에 날개가 돋고 공중에 뜨는 장면은 신비롭다.

유튜브 ‘경영자들’에서 ‘빠담빠담’ 속 정우성을 흉내 낸 곽범. 채널 갈무리

‘빠담빠담’은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에 타임슬립, 천사 등의 장치를 어색하지 않게 녹여낸다. 노희경 작가가 집필했다. 연출은 ‘우리들의 블루스’(2022) ‘괜찮아, 사랑이야’(2014)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등에서 노 작가와 합을 맞춘 김규태 피디다. 종합편성채널이 낯선 시대에 등장해 만듦새에 견줘 빛을 보지 못했다. 제이티비시가 자체 제작 드라마를 활발하게 만든 2015년께 개국 초기 작품들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재방송됐다.

“사과해요 나한테” 소리에 곽경영(곽범)부터 떠오른다면, 반드시 다시 보기를 권한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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