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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만만해?’ 혹평도 자양분…박성광, 코미디 밖 영화감독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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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단편을 시작으로 영화감독 꿈에 도전 중인 박성광. 사진은 지난달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영화 ‘웅남이’로 관객과 대화 중인 모습.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그...

2011년부터 단편을 시작으로 영화감독 꿈에 도전 중인 박성광. 사진은 지난달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영화 ‘웅남이’로 관객과 대화 중인 모습.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을까? ‘영화감독’ 박성광의 ‘웅남이’는 지난 3월 극장 개봉한 이래로 얼마 전 넷플릭스와 왓챠,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떴다. ‘웅남이’는 곰이었다가 인간이 된 웅남(박성웅)이 범죄 조직에 맞서는 코믹 액션극으로, 박성광이 만든 첫 상업 영화다. 영화계에서는 코미디언 영화감독이 만든 영화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성광은 정말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

박성광은 지난달 21일 “영화가 좋고 영화를 할 때 행복하다”고 했다. 햇수로 치면 13년, 그는 코미디로 번 돈 써가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왔다. 이날 부산에서 만난 박성광도 계속 도전하고 있었다. 그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까지 와서 관객과 함께 ‘웅남이’를 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성광은 “의지는 꺾이지 않았지만, 위축은 좀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영화잡지 씨네21에 실린 한 영화평론가의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한줄평 탓이다. “혹평은 새겨들어야죠. 다만 그 말이 아쉬운 건 ‘웅남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돼버려서예요. 재미없으면 ‘그런 말 들을 만했네’, 재미있으면 ‘그런 말이 왜 나왔지’라는 반응이 나오니 작품에 프레임을 씌운 것 같아, 제가 배우와 스태프한테 면목이 없어요.” 실제로 지금도 오티티에 ‘그런 말’을 운운하는 시청평이 오르고 있다.

박성광은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코미디언이 된 뒤로도 영화 연출의 꿈을 품고 살았고 2011년 ‘욕’을 시작으로 단편영화를 만들며 본격 도전에 나섰다. 2017년 택배기사를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 단편 ‘슬프지 않아서 슬픈’은 미추홀영화제에서 연출상을 받았고, 2019년 가족 이야기를 담은 ‘끈’은 충무로영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난 8월 선보인 ‘친구, 벗(but)’은 반려견 입양 이후 유기 과정을 개의 시선으로 보여줬다. 박성광은 “제가 좋아하는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고수하며 코미디언은 가볍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제공

그가 장편을 만든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것은 이런 단편들에서 보여준 색깔 때문이었다. 그런데 박성광은 ‘웅남이’를 들고 왔다. 그는 “큰물에 발을 디디는 순간 자격지심이 발동해 우왕좌왕하다가 현실과 타협했다”고 털어놨다. 단편영화를 선보인 뒤 2017년부터 장편 제안을 꽤 받았는데,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이들은 감독이 박성광인 걸 알고 나면 거부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코미디언은 코미디 영화를 해야 한다는 말을, 그는 어딜 가나 들었다. “장르를 코미디로 바꾸면 투자를 하겠다는 제안에 우선 입봉부터 하고 보자 싶었던 거죠.” 그는 “그러면 안 됐던 건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누아르물로 시작된 ‘웅남이’는 그렇게 코미디가 됐다.

누구 탓도 할 수 없다. 결과는 모두 연출 책임이다. 그는 “촬영 내내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고, 이 부분을 이렇게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하면서 소심해진 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웅남이’ 한편으로 ‘영화감독 박성광’을 단정지을 일은 아니다. “‘웅남이’로 2년간 100여명의 스태프와 일하고 또 시행착오를 겪은 것들이 큰 자양분이 됐다”는 박성광은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감독 생활은 적자”라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그의 모든 가능성과 노력은 “코미디언이면 코미디를 해야지”라는 비수 같은 무례한 말에도 폄훼되지 않고 있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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