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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이야기가 넘치는 책방, 그리고 동네

Summary

우리 책방은요 │ 아운트 책방 아운트 외부 모습. “저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을 사랑하게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밝은 목소리에 큰 책상에 둘러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

우리 책방은요 │ 아운트

책방 아운트 외부 모습.
“저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을 사랑하게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밝은 목소리에 큰 책상에 둘러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곧 ‘사랑에 빠진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목소리에 집중합니다. 토요일 오후,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책방 ‘아운트’에서는 에세이 ‘친애하는 아침에게’를 쓴 윤성용 작가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작가는 차분하게 자신의 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갔고 함께한 독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메모를 하며 다정한 대화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올해로 3년차가 된 책방 아운트는, 주택가 골목에 있습니다. 소위 핫플레이스가 있는 지역이 아니고 간판도 없어 잘 눈에 띄지 않는데다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만 문을 엽니다. “이런 곳에 책방이 있었어요?”라는 놀라움 섞인 질문을 자주 받고 있죠.

아운트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주식회사 엘엘엘프로젝트’가 운영하는 책방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관심을 가져온 대표가 특히 문화공간이 부족한 지역 특성에 주목해서 일부 공간을 책방으로 꾸민 것이 그 시작입니다. 지금은 출판편집자 큐레이터가 ‘먼저 읽고 함께 읽고 싶은 책’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거나 북토크, 북클럽, 글쓰기모임, 워크숍 등을 기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방 아운트 야간 전경.
책방 아운트에서 북토크가 열리고 있는 모습.
특히 아운트에서 힘주어 하는 활동은 에스엔에스(SNS)에 책 리뷰를 올리는 것입니다. 개인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소설, 에세이, 인문학 도서를 주로 다루고 있죠. 책방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인상적인 페이지들에 색색의 플래그를 붙여놓은 큐레이터 개인 소장 책들이라 손님들은 편하게 충분히 읽어보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매주 2~3편의 리뷰를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주말마다 읽을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들 때문에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봄에는 그렇게 쓴 리뷰들을 모아 책자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행사와 모임도 이제는 점차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작가 북토크나 독서모임이 열리다니 좋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기쁩니다. 연말연초에 마음먹고 해보는 ‘벽돌책 깨기 북클럽’이나 ‘아운트 에세이 클럽’ 같은 고유의 프로그램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 오늘의 서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봄부터 여름까지 ‘에세이 클럽’에서 함께 쓴 글들을 모아서 ‘오늘, 나의 마음’이라는 도서도 발간했는데요, 집필과 퇴고 등의 과정이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의 마술 같은 힘을 느낄 수 있었죠. 이외에도 책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은 꽃바구니 만들기, 책 읽는 시간에 어울리는 티 블렌딩 같은 워크숍 등에도 호응이 높습니다.

책방 아운트 내부 모습.
책방 아운트에서 북클럽이 열리고 있는 모습.
책방 아운트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
방금 오신 단골손님은, 오실 때마다 늘 여러 권의 책을 사세요. 무거우실 텐데도 한아름 책을 품에 안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인터넷으로 편하게, 빠르게 주문하는 법을 모르시지는 않겠죠. 그럼에도 동네책방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의미를 잘 알고 계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개브리얼 제빈의 소설 ‘섬에 있는 서점’ 속 한 구절에 얼마나 공감하실까요. “서점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 없지.” 그렇기 때문에 동네에 어울리는 작은 공간이 넘치도록 책과 이야기를, 그리고 시간을 채워가기 위해 노력하는 아운트로 초대합니다.

글·사진 김태연 아운트 큐레이터

책방 아운트

서울특별시 강동구 양재대로126길 54 (길동) 101호

instagram.com/a.und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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