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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과 실전당구로 비주류 극복한 최혜미 “올해 첫 본격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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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미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당구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울먹이고 있다. PBA 제공 “스승은 따로 없다. 레슨도 처음이다.” 당구장...

최혜미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당구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울먹이고 있다. PBA 제공

“스승은 따로 없다. 레슨도 처음이다.”

당구장 ‘알바’로 일하면서 어깨 넘어로 배우며 각고의 노력 끝에 프로무대 정상에 오른 최혜미(웰컴저축은행). 그는 지난 8일 경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우승 뒤, “본격 레슨은 올 시즌 처음 받았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전문 선수로 활동해온 동료들보다 늦게 출발했기에 이렇다 할 스승도 없었다. 입문 초기 같은 당구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었던 김기혁 선수 겸 해설위원은 “예전에는 공격만 위주로 했다. 거친 원석이었다”고 돌아봤다.

당연히 기본기는 부족하고 실전형으로 공격적인 당구에 익숙해졌다.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보고, 돌아다니면서 배우니 산만해질 수 있는 약점도 있었다. 김 해설위원은 “마음에 닿는 당구를 해야 한다. 자칫 이도 저도 아닌 당구를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오래 갈 수 없다”고 충고했다. 이후 한 단계 도약한 최혜미는 동호인 당구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5년 전 프로출범 기회 때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선발전에서 7.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중심 무대로 합류했다.

최혜미. PBA 제공

이번 우승 전까지 한 차례 4강에 진출한 것이 프로무대 최고의 성적일 정도로 눈에 띄지는 않았다. 누적 상금(36위)이나 누적 포인트 랭킹(33위)도 30위권 밖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본격화된 공부를 통해 또 업그레이드됐다. 최혜미는 “같은 당구장의 조건휘 프로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본공을 탄탄히 하기 위해 똑같은 공을 2시간 가까이 치고, 포지션하는 능력도 키웠다. 본격 레슨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고 밝혔다. 야전에서 다져진 ‘잡초과’ 최혜미가 더 정교해진 이유다. 지금은 임윤수 해설위원으로부터 배우고 있다.

성과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드러났다. 김기혁 해설위원은 “과거엔 파워가 부족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다양한 공격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경기 운영에서도 과거엔 공격만 했지만, 지금은 이기기 위해 수비도 고려하며 플레이한다”고 분석했다.

팀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서현민, 김임권, 이상대, 비롤 위마즈 등 남자 선수들한테 배우는 것도 그의 성장에 큰 몫을 했다. 최혜미는 “팀의 동료들이 정말 많이 도와준다”고 소개했다.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혜미와 준우승자 김예은. PBA 제공

우승 소감을 말할 때는 복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자세도 특징적인 면모다. 최혜미는 “결승전 때 다른 생각은 없었다.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 있게 치자고 주문했다”고 했다. 또 “나이는 후배지만 구력에서 선배인 김예은을 상대로 즐기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쳤다. 끝나는 순간까지 그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도 배울 것은 많고, 갈 길은 멀다. 결승전에서 수비를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다. 김기혁 해설위원은 “당구장 알바 시절을 지켜봤는데, 지금은 세월이 지나 챔피언이 돼 감회가 새롭다”며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고, 워낙 배우려는 욕심이 많고 성실하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실감이 안 난다”고 했던 최혜미.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들어갔다. 엘피비에이 무대의 새로운 스타로 뜬 그가 보여줄 다음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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