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부터 올라온 애리조나…22년 만에 월드시리즈 간다

가장 적은 승수, 가장 낮은 승률, 가장 낮은 시드….

2023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최약체’로 평가받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기적 같은 역사를 써내려가며 가을야구의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애리조나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꺾고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2001년 이후 22년 만이다.

애리조나는 25일(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7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둬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애리조나를 주목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정규리그 중반까지만 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중위권에서 맴돌기도 했고 마지막 4경기를 내리 지면서 가을야구 진출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정규 시즌 84승78패의 애리조나는 시카고 컵스(83승79패)를 단 한 경기 차이로 제치고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낮은 6번 시드(와일드카드 3위)를 받아 가을 야구 문턱을 밟았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2개 팀 중 가장 낮은 승률(0.519)이자, 가장 적은 승수였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에서 내리 5연승을 따내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정규리그 100승(62패)을 달성한 서부지구 우승 팀 엘에이(LA)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바비 밀러를 상대로 1, 2차전을 따냈고, 3차전에서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홈런 4개를 터트리며 포스트시즌 최초 한 이닝 4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챔피언십시리즈는 지구 우승이 아닌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두 팀 간 대결이었다. 무패 행진을 기록한 애리조나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첫 패배를 당한 데 이어 7차전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애리조나는 1·2차전에서 연패했다가 3·4차전에서 연승을 거둬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5차전에서 패해 2승3패로 몰렸으나,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따내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내셔널리그 우승자인 애리조나의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우승자인 텍사스 레인저스다. 두 팀 모두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이번 월드시리즈는 ‘언더도그의 반란’이기도 하다. 텍사스는 1961년 창단 뒤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팀이다. 김병현이 불펜으로 활약했던 2001년 당시 애리조나는 뉴욕 양키스를 4승3패로 꺾고 우승한 바 있다. 텍사스와 1차전은 28일 텍사스의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펼쳐진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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