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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멤버, 역대급 스타트…황선홍호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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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지난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9-0으로 꺾은 뒤 기쁜 표정으로 ...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지난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9-0으로 꺾은 뒤 기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황선홍호의 약진이 돋보인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전승을 달리며 세 경기 동안 16골을 몰아쳤고 실점은 없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살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은 예선에는 대적할 자가 없었고, 쿠웨이트, 타이, 바레인 모두 추풍낙엽이었다.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최종전 36분을 소화하며 몸만 풀었다. 전인미답의 아시안게임 3연패를 향한 항해는 순조로워 보인다.

숫자는 더할 나위 없다. 한국은 1951년 초대 뉴델리 대회를 제외하고 지난 17번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 개근했는데 대회 16골 이상 넣은 경우는 다섯 번이다.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은 직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김학범호(19골). 결국 우승컵을 들었던 김학범호조차도 당시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충격 패(1-2)를 당한 점을 상기하면, 초반 페이스는 역대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엄원상(오른쪽)이 지난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타이와 경기에서 팀의 세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황선홍호는 지난 6월 중국과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며 이 연령별 대표팀 맞대결 역사상 11년 만의 중국전 패배라는 수모를 겪었다. 2연전 동안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애초 중국과 평가전을 치르기로 한 결정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고,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놓치면서 황 감독에 대한 축구 팬들의 여론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불과 세 달 전 일이다. 그 사이 무엇이 바뀐 것일까. 아니, 정말 바뀐 것일까.

김대길 케이비에스엔(KBSN) 해설위원은 “경기 운영에서 안정성을 찾았다”라고 봤다. 김 해설위원은 “상대가 약점을 노출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생겼고, 전체적인 움직임이나 공간 분배, 간격 유지, 역습애 대비한 수비가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와일드 카드 선수들의 합류’를 핵심으로 꼽았다.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설영우(울산) 등 K리그 최상급 재원들이 팀 전력에 균형을 더해줬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이강인(왼쪽)이 지난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타이와 경기 승리 뒤 엄원상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박찬하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테스트가 끝났고, 황 감독이 선수들을 잘 선발했다. 아시안게임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최정예 멤버를 발탁했고, 그 격차가 컸다”라며 “실력을 보면 논외 수준의 팀”이라고 짚었다. 황선홍호는 2019년 20살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 6명을 비롯해 K리그 프로 팀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대학생 선수 위주로 꾸린 일본 등과 발탁 기조가 천양지차다.

즉, ‘조별리그는 조별리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황선홍호가 선보인 월등한 경기력을 ‘당연한 것’으로 깎아내릴 수는 없지만 상대 팀들과 기량 차이를 고려할 때 ‘진짜 평가는 토너먼트부터’라는 것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조별리그는 기량 차이가 너무 커서 평가하기 어렵고, 앞으로 8강 이후부터 한국의 전술적 역량, 선수들의 결정적 한 방을 요구하는 상황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난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 바레인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은 오는 27일 저녁 8시30분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을 치른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아시안게임은 토너먼트가 진짜 시작”이라며 “아시안게임을 잘 치르면 내년 파리올림픽까지 (황 감독이) 덜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 사실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 지난 일주일 약 17분에 한 번꼴로 골이 터지는 와중에도 황선홍 감독은 좀체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황선홍호의 축구는 이제서야 시험대에 선 셈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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