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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콜센터 노동자들 “차별 철폐…진짜 사장 책임져라” 공동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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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하나은행 직원이라고 인사하지만, 우리는 사실 하나은행 직원이 아닙니다. 원청 하나은행은 도급사(용역회사)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나와서 콜센터 노동자 처우를 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나은행 직원이라고 인사하지만, 우리는 사실 하나은행 직원이 아닙니다. 원청 하나은행은 도급사(용역회사)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나와서 콜센터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하나은행 콜센터 노동자가 말하자 검정 옷을 맞춰 입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금융권 콜센터 노동자 1500여명이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에 속한 국민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등 콜센터 노동자 1500여명은 4일 국회 앞에서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이날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여러 금융회사 관련 콜센터 노동자가 동시에 벌이는 첫 공동 파업이다.

은행의 하청업체와 현대해상 자회사 소속인 이들은 원청인 금융사의 책임을 강조하며 원청 노동자와의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둔 금융사들이 성과급을 지급하며 콜센터 노동자는 배제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고객에게 욕을 먹는 건 콜센터 직원이다. 온갖 욕을 들으면서 고객 상담에 임했지만, 성과급 잔치 논란이 일어날 동안 고객센터 직원에게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며 “용역 회사 운영을 하면서 금융사들은 그 뒤에 숨어 차별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총파업 결의문에서 “감정노동자 법이 제정되었지만 여전히 진짜 사장(금융사)은 용역업체, 자회사를 앞세워 상담사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며 “악성 민원에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에선 용역업체 소속 콜센터 노동자 900여명 가운데 500여명, 현대해상 자회사인 현대씨앤알에선 750여명 중 7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하나은행에선 350여명 콜센터 노동자 가운데 150여명이 파업에 나섰다. ​ 회사에 따라 절반 이상의 콜센터 노동자가 파업에 나서면서 해당 회사 전화 상담이 일부 차질을 빚었다. 현대해상은 누리집에 ‘콜센터 상담 업무 축소 운영으로 상담사 연결이 어렵다’는 안내를 띄워놓은 상태다.

국민은행 쪽은 한겨레에 “콜봇, 챗봇 등 AI 상담을 통해 비상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객 불편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직접 고용 등 문제는 협력 업체의 영역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도 없고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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