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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UN “한국 정부, 인신매매 피해 여성 범죄자 취급…번역해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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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4일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유엔 여성차별철폐위)가 한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당한 외국 국적 3명이 11월24일 ...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4일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유엔 여성차별철폐위)가 한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당한 외국 국적 3명이 11월24일 대한민국에 낸 진정과 관련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해당 사건은 외국 국적의 여성 3명이 2014년 가수로 한국에 입국한 뒤 근로계약과 달리 유흥업소의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고객 상대로 성적 향응 제공을 강요당했고 신체적·정신적 폭력 피해가 있음에도 한국 정부가 이들을 피해자로 보호하지 않고 성매매 혐의로 조사했을 뿐 아니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함으로써 협약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는 진정인이 제출한 자료, 대한민국 정부가 낸 의견 등을 검토한 뒤, 당사국(한국)이 협약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진정인에 대한 완전한 배상 제공과 인신매매 가해자 수사 및 기소, 피해자 중심주의와 인권에 기반한 접근 방식 채택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는 진정인들이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판단하면서 “여권 압수, 업주에 대한 두려움, E-6-2 비자(호텔·유흥비자) 등 인신매매로 볼만한 요소가 많았으며, 경찰관과 출입국공무원들은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피해 사실을 알아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엔 여성차별철폐위는 “경찰 수사가 피해자들의 취약성과 이들에게 가해진 인권침해보다는 성매매에 연루된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법원은 매우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환경을 시사하는 정황 증거를 분석하기보다는 완전한 물리적 감금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진정인의 주장에 주목했다. 이들은 “경찰과 법원의 인신매매 관련 고정관념이 이들을 피해자로 식별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는 해당 사건 결정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공표·배포할 것과 대한민국 정부가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취한 모든 조치의 정보를 6개월 이내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의 권고사항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그동안 인신매매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에 권고·의견표명을 했던 내용과도 부합한다”면서 “인신매매는 심각한 인권침해이며, 정부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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