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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코인 사기도 ‘조직범죄’ 적용…수사범위 넓히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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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들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지난 6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들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지난 6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이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등 범죄를 ‘제4세대형 조직범죄’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국 조직범죄 전담검사 위크숍’을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었다. 이날 워크숍에는 박영빈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을 비롯해 일선 검찰청의 조직범죄 전담검사 60여명이 참석했다.

검찰은 워크숍에서 새로운 경향의 조직범죄의 특징을 “계파보다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폭력범죄보다 온라인 도박개장, 보이스피싱, 리딩방 사기, 대포통장 유통 등 경제범죄”로 분석하고 “수노아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또래 조폭들 간의 계파를 초월한 회합 등 종전과 다른 양상의 조직활동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4세대 조직범죄의 개념 정립과 새로운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해 이번 위크숍을 개최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결성된 폭력조직으로 2020년 10월 서울 남산의 하얏트호텔에서 이 호텔을 인수한 배상윤 케이에이치(KH) 그룹 회장이 수십억원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아 만나야 한다며 문신을 드러내고 손님에게 욕설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이에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수노아파 조직원 3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대부분 1990~2000년생이었으며 회사원, 자영업 등 다양한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검찰이 분석한 조직범죄 세대별 분석을 보면 1990년대까지 성행했던 1세대는 업소 갈취, 이권 다툼 폭력 등 전통적인 조직폭력배의 활동을 했다. 이후 1990-2000년 사이 등장한 2세대는 시행사 운영·아파트 및 상가 분양 등 부동산시장 진출의 특징을 보였고 2000년대 이후의 3세대는 무자본 기업 인수합병·회사자금 횡령·주가조작 등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검찰은 최근 조직범죄를 전통적인 이른바 ‘조폭’ 개념에서 ‘집단적인 형태의 모든 범죄’로 확대해 4세대로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확대된 4세대 조직범죄에는 보이스피싱 조직, 온라인도박 조직, 전세사기 조직, 불법사금융 조직, 주가조작·코인사기·기업사냥 조직 등이 모두 포괄된다.

이를 위해 검찰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실제 검찰은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560명으로부터 108억원 빼돌린 60여명 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인 이른바 ‘민준파’를 운영한 총책에게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 등을 적용해 재판에 넘겨 지난달 1심 법원에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로는 역대 최장기형이었다.

또 검찰은 지난 3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2700여채의 소규모 주택을 보유하면서 372명으로부터 전세보즘금 305억여원을 가로챈 이른바 ‘빌라사기왕’과 공인중개사 등 35명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기소한 바 있다. 전세 사기에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된 첫 사례였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조직범죄 전담검사들에게 “서민을 울리는 불법사금융, 온라인도박,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금융사기와 같은 범죄는 ‘범죄단체나 범죄집단’으로 적극 의율하여 ‘조직범죄’ 차원에서 강력 대응하고, 조직적·계획적으로 서민의 재산을 강탈하는 ‘작업사기’는 반드시 획기적인 중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며,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하여 ‘범죄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환봉 기자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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