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리씨가 만든 ‘서울의봄’ 공부용 자료 일부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하면서 영화 관람 후 당시 역사를 공부 자료로 만들어 에스엔에스(SNS)에 공유하고, 관련 유튜브를 찾아보는 등 ‘현대사 공부’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직에 종사하는 20대 직장인 김수리씨는 영화 서울의봄을 개봉 직후 관람한 뒤, 40쪽 분량의 피피티(PPT) 자료를 만들어 지난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자료를 만든 이유에 대해 김씨는 28일 한겨레에 “영화 배경인 12·12 반란은 교과서에서도 한두 줄 정도밖에 다루지 않아서 꼼꼼하게 공부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애초에 개인 공부용으로 자료를 만들었지만, 개봉 전후로 사람들이 관련 내용을 알면 좋겠단 생각에 온라인에 자료를 공유했다. 김씨가 만든 자료에는 12·12 군사반란의 개요와 전개를 비롯해 군사 반란을 둘러싼 인물들 간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극중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생애도 자세히 다뤘다.
김씨는 구글에 검색해 자료를 수집했고 장 사령관의 육필 수기, 문화방송(MBC) 드라마 ‘제5공화국’, 한국방송(KBS) 역사저널 ‘그날’ 등의 유튜브 영상을 참고했다고 했다. 김씨가 올린 자료는 이날 기준 9000회 넘게 리트윗됐다. 김씨는 “자기 잇속만 차렸던 사람들을 잊지 않음으로써 단죄하고 용기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기리려는 마음가짐이 모인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정아무개(25)씨는 영화 ‘서울의 봄’을 벌써 세차례나 관람하고 인물들을 진압군과 반란군으로 나눠 ‘군대 계급도’를 보여주는 이미지 파일을 만들었다. 정씨는 “12·12 반란을 모르진 않았지만, 정확하게 배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영화를 여러 차례 보면서도 상하관계를 알 수 있는 계급은 헷갈렸다”며 제작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장 사령관의 자서전을 찾아보고 실제 인물과 관련된 기사들을 읽었다고 했다.
대학생 김아무개(25)씨도 “(영화를 본 뒤)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 제5공화국 몰아봤다. 각색이 있겠지만, 대략적인 얼개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파악 가능했고 재밌었다”면서 “예전에 들었던 교육방송(EBS) 강의 12·12 사태 부분을 다시 돌려봤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역사저널 그날’ 유튜브 채널은 영화 개봉에 맞춰 지난 22일 1시간50분 분량의 ‘전두환의 역사적 하루, 12·12의 재구성’ 다큐멘터리를 다시 올렸다. 이날 기준으로 26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12·12 사태를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의 봄 보고 보러 왔다’ 등의 댓글이 1000여개 달렸다.
정씨가 만든 서울의봄 인물 계급도. 정씨 제공
곽진산 기자 , 정봉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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