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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만큼 뜨겁다”…게임 팬 1만여명에 광화문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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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을 앞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관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서브 컬쳐로만 있었던 이(e)-스포츠가 ...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을 앞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관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서브 컬쳐로만 있었던 이(e)-스포츠가 월드컵처럼 거리응원까지 할 만큼 성장했다는 게 신기해요.”

19일 오후 4시께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거리 응원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윤창현(33)씨는 1만여명(주최 쪽 추산)의 관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롤의 인기캐릭터 ‘티모’ 모자를 쓰고 온 윤씨는 “2000년대 중반 부산 광안리에서 열렸던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이 떠오르기도 한다”며 “이스포츠 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 체감된다”고 말했다. 윤씨와 함께 온 서은영(32)씨 역시 “경기가 열리는 고척돔 티켓을 구하지 못해 광화문 광장에 왔는데 이곳에서 보니 이스포츠가 이젠 주류 문화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번 결승전에는 시간이 안 맞아 가지 못했는데, 이번엔 거리응원을 할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했다.

19일 오후4시께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거리 응원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서은영(32)씨가 한국 롤 프로팀 ‘티(T)1’ 응원벽에 응원의 글을 적고 있다. 김영원 기자

5년 만에 라이엇 게임즈의 인기 온라인 게임 롤의 이스포츠 경기인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는 이스포츠 팬들이 모여 거리 응원전을 벌였다. 이스포츠 경기로 월드컵·올림픽처럼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 응원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광화문에는 전신에 롤 캐릭터 분장을 한 팬부터 연인과 함께 구경 온 시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선수들을 응원했다. 한국 롤 프로팀 ‘티(T)1’의 ‘페이커’ 이상혁(27) 선수를 응원한다는 차민호(26)씨는 이날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 차씨는 “고척돔에 장애인석이 마련됐지만, 활동지원사 좌석이 따로 없어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라면서도 “이스포츠 거리응원은 처음 와보는 만큼 선수들이 행복하게 경기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롤 캐릭터 ‘우르곳’ 분장을 하고 이곳을 찾은 김석진(30)씨는 “롤이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되기 전부터 했을 만큼 게임에 대한 애정이 크다”라며 “오늘 거리응원이 열려 코스프레까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19일 저녁 5시께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거리 응원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온 차민호(26)씨가 활동보조인 김기린(35)씨와 롤 캐릭터 ‘티모’를 배경으로 브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팬들은 이스포츠 경기 응원도 월드컵과 별다르지 않다고 했다. 유장용(31)씨는 “얼마 전 월드컵 거리 응원도 갔었는데, 오늘 분위기는 그때만큼이나 뜨겁다”라며 “축구도 좋아하는 선수들이 있는 것처럼 게임 팬들도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가 나오면 환호하는 것도 똑같다”고 했다. 친구 4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정훈용(26)씨는 “사실 롤은 ‘페이커’ 말고는 잘 모른다”면서도 “롤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가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거리 응원 분위기를 즐기고 싶기도 해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19일 저녁 5시30분께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캐릭터 ‘우르곳’ 코스프레를 한 김석진(30)씨가 ‘2023 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거리 응원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스포츠 문화와 거리 응원 문화가 생경한 외국인들은 광장에 까마득하게 모인 팬들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1일 경기를 보기 위해 폴란드에서 왔다는 루카즈(33)는 “부산 준결승 티켓은 구했는데, 결승 티켓은 구하지 못해 광화문에 왔다”며 “거리 응원은 폴란드에서 볼 수 없는 거라 신기하다”고 말했다. 루카즈와 함께 온 사이먼(26)은 “한국은 나이가 있는 사람도 버스에서 핸드폰으로 롤 경기를 즐겨보는 것 같다.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문화가 인상 깊다”고 했다.

19일 저녁 5시30분께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거리 응원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관객들이 가득 채워 앉아 있다. 김영원 기자

롤은 2009년 미국 라이엇 게임즈가 출시한 온라인 전투게임이다. ‘롤 월드 챔피언십’은 2011년 이후 매년 세계 리그 강자들이 모여 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대회로, 세계 최대 이스포츠 행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 20∼30대 사이에선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이란 별칭으로 부를 정도로 인기다. 한국에선 5년 만에 경기가 열리는 데다 이날 결승전에선 중국의 ‘웨이보 게이밍 포 아우디(WBG)’와 한국 ‘티1’팀이 붙는 ‘한중전’이 성사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고병찬 기자 김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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