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부정선거 항의’ 마산고 시위 추...

3·15 의거 당시 ‘독재 타도’, ‘학원자유 보장’을 외치고 있는 마산고등학교 시위대 모습. 진실화해위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마산고 출신 15명이 1960년 3·15 부정선거 당시 이에 항의하며 단체 시위 등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진실화해위는 14일 열린 제66차 전체위원회에서 ‘3·15의거 시위참여 확인 사건(조건대 등 15명)’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후속 조처를 권고했다. 마산고는 3·15의거 당시 희생된 고 김영준, 김용실 열사의 모교다.

진실화해위는 시위 참여에 대한 신청인들과 참고인들의 진술이 구체적이며 일관되고, 3·15의거 시위와 관련한 각종 문헌 자료에도 부합한 점 등을 통해 이들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마산고 학생이었던 신청인 조건대씨는 “3월15일 저녁, 남성동파출소와 북마산파출소 인근에서 투석하며 시위했고 주변에서 드럼통을 굴리며 시위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나며,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바다에 떠오른 4월11일에는 마산경찰서 부근 시위에 참여해 경찰서 지프차가 불타는 모습을 목격했다”라고 진술했다.

같은 학교 학생인 또 다른 신청인 조용소씨도 “3월15일 선거 전부터 친구들과 모여 시위 참여에 관해 의논을 했고, 선거 당일 몽고정 부근에서 투석하며 시위하던 중에 경찰로부터 구타당해 후생병원에 몇일 동안 입원했으며, 4월12일 마산고 학생 단체 시위에도 참여하여 무학국민학교와 마산경찰서, 시청 주변을 행진하며 ‘살인경찰 처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라고 진술했다.

또한 마산고 학생이자 3·15의거 희생자 고 김용실 열사와 친척 관계인 신청인 박종근씨는 “3월15일 오후, 용실이가 고모댁인 본인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돌아갔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마산의 다른 친인척 집에도 인사를 하러 다녔다고 들었다”라며 김용실 열사의 사망 당일 생전 행적에 대해 진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국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 경상남도 교육청이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3·15의거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과 교육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4월 이승만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3·15부정선거에 항거해 시민들과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이 과정에서 경찰 등 공권력의 무차별한 총격과 폭력적 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특히 3·15의거는 일반인과 학생 등 다양한 계급과 계층이 시위에 참여한 민주화운동으로 4월 혁명을 촉발하고 고양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큰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지금까지 3·15의거 관련 총 249건 250명에 대한 진실규명을 내렸다.

고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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