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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BS 노조 “특정 정치세력 경도된 사장이야말로 편파성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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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방송(KBS) 노조가 ‘불공정 편파 보도’를...

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방송(KBS) 노조가 ‘불공정 편파 보도’를 사과한 박민 사장을 향해 “특정 정치세력에 경도된 언론관을 가진 사장이 편파성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강성원 한국방송 노조 본부장은 1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사장을 향해 “(한국방송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는 한국방송 이사의 추천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부터 이사회의 사장 선임 과정까지 지켜보면 ‘낙하산 사장’이라는 오명 자체가 편파성의 상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사장이 취임 이틀째인 전날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이다. 강 본부장은 “(박 사장이) 문화일보 재직 당시에 썼던 기사들을 보면 특정 정치세력에 경도된 것들이 많이 읽힌다”며 “그런 언론관을 가진 사장이 편파성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언론관과 정치적 편향성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박 사장이 문화일보 논설위원 시절 작성한 시론 목록을 공개하며 “민주당과 소위 문재인 정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거의 저주에 가까운 이야기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는 거의 찬양 일변도”라며 “중도보수가 아니라 극우에 가까운 논조”라고 주장했다. 목록에는 ‘끝까지 김정은에 매달리는 문(文)의 몽상’ ‘이재명의 리스크는 이재명이다’ ‘대장동 ‘그분’과 사탕 한 알’ ‘‘창조적 파괴자’ 윤석열의 숙명’ 등의 제목으로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작성된 시론이 포함됐다.

당시 박 후보는 “이건(시론은) 개인 의사를 피력하는 칼럼이고 신문은 성격상 신문이 갖는 자기 색깔을 드러낸다”며 “제가 한국방송 사장에 지원할 때는 한국방송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것이지 제가 가진 정치적 성향을 실현하기 위해 지원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박민 사장 대국민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아트홀 앞에서 박 사장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강 본부장은 13일 공식 인사가 나기도 전에 간부 내정자가 출연진 하차를 통보한 일을 두고도 “사실상 그(박 사장)를 인정해주고 내려 꽂아준 정권에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상당한 의미 있는 액션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사장은 취임 첫날 주요 뉴스 앵커들이 예고 없이 교체됐고 월∼목 방영된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KBS 2TV)는 방송 당일 편성이 취소됐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씨도 갑작스레 하차 통보를 받았다.

전날 한국방송 뉴스9에서는 박 사장의 대국민 기자회견 소식을 네번째 꼭지로 전했다. 이어 박장범 앵커는 박 사장이 열거한 불공정 보도 사례를 소개하며 “앞으로 정치적 중립이 의심되거나 사실 확인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지 않는 보도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시청자 여러분께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이 꼽은 불공정 보도 사례는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윤지오 인터뷰’(2019년) ‘채널에이(A) 검·언 유착 녹취록 보도’(2020년) ‘오세훈 서울시장 내곡동 토지 보상 보도’(2021년)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 인용 보도’(2022년)였다.

이에 대해 강 본부장은 “구성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사과를 하더라도 제대로 되고 올바른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이런 보도를 통해 또 다른 논란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들이 다시 한국방송이 정쟁의 논쟁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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