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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투입 글로컬대…‘기존 예산에 끼워넣기’ 투명성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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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조원의 재정을 들이는 윤석열표 지방대 살리기 정책 ‘글로컬대학30’ 사업 예산이 따로 편성되지 않은 채 기존 사업 예산을 활용하는 식으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를 중...

전체 3조원의 재정을 들이는 윤석열표 지방대 살리기 정책 ‘글로컬대학30’ 사업 예산이 따로 편성되지 않은 채 기존 사업 예산을 활용하는 식으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를 중심으로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을 14일 보면, ‘글로컬대학30’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편성된 별도 신규 예산은 없다. 교육부는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국립대학 육성 사업 5722억원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 2375억원 △지방전문대학 활성화 지원 사업 750억원 등, 대학에 지원하는 기존 일반재정지원 예산에 포함된 인센티브 예산을 활용해 글로컬대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센티브 예산은 교육부가 매번 대학의 실적과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예산을 말한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지방대 30곳을 뽑아 대학 1곳당 5년에 걸쳐 1천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역점 사업이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10개 본지정 대학을 발표한 데 이어 2026년까지 모두 30개 대학을 선정한다.

교육부는 별도 예산 항목을 편성하지 않는 이유로, 글로컬대학30 사업이 일반재정지원 사업에 포함된 기존 대학 혁신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든다. 교육부 관계자는 “글로컬은 특정 산업 분야의 인재를 키우라는 식의 특수목적을 지닌 사업이 아니라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을 통해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기존 사업과 목적이나 대상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예산을 별도 편성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 관련 단체들은 이런 식의 예산 편성이 기존 일반재정지원 예산 가운데 어디까지가 기존 대학 지원 예산이고 어디까지가 글로컬대학30 사업 예산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불투명한 구조가 추후 예산집행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예산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이 사업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고 그만큼 투명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예산을 인센티브 방식으로 주는 게 적절한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교육부는 기존 일반재정지원 사업 운영에선 사후적인 성과 평가에 근거해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며 “(글로컬 대학 사업처럼) 사업 수행 이전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은 인센티브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사업에서 떨어진 대학들이 ‘한정된 예산을 선정 대학에만 몰아준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소지도 적잖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기존 예산의 일부를 떼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글로컬대학에 지정되지 못할 경우 ‘우리에게 지원될 예산이 글로컬대학으로 넘어갔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대학에서는 글로컬대학에 예산을 뺏긴 것처럼 받아들여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일반재정지원 사업의 전체 예산은 계속 증액되는 상황”이라며 “차등 인센티브는 성과를 기반으로 지원할 수도 있지만 계획을 기반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성과 관리를 보다 촘촘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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