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걱정하지 말고”…세 아이 엄마, 7명 살리고 떠났다

세 아이 엄마인 40대 여성이 장기기증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자던 약속을 지키며 7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서울 은평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47)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양쪽), 간장, 신장(양쪽), 안구(양쪽)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9월24일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갔지만 뇌출혈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조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조씨의 가족은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조씨가 생전에 했던 말을 잊지 않았다.

조씨는 티브이(TV)에서 기증 관련 뉴스를 보며 남편에게 ‘혹시 우리에게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기증을 결심한 남편은 의료진으로부터 ‘오늘이라도 부인이 운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증 여부를 먼저 문의했다. 조씨의 가족은 “한줌의 재로 남겨지는 것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게 조씨가 바라는 일이라고 확신했다”고 기증 이유를 전했다.

경남 하동군에서 1남 2녀 가운데 장녀로 태어난 조씨는 밝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세 아이에게는 든든한 엄마이자, 남편에게는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은 아내였다고 한다.

조씨의 남편은 아내에게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얼마나 아이들을 예쁘게 키우는지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줘.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신랑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조씨의 딸은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면서 살게. 엄마,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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