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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오염된 우리 바다…해양생물 위협 한도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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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버려져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이들은 물리화학적 작용으로 서서히 부서져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게티이미지 국내 일부 연안 바닷물 속 미세플라스틱 ...

바닷가에서 버려져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이들은 물리화학적 작용으로 서서히 부서져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게티이미지

국내 일부 연안 바닷물 속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해양생물들에게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간주하는 농도 상한값의 3분의2 수준까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생활용품에 함유돼 있거나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사용·폐기 등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길이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임동훈 박사는 2일 강릉에서 열린 ‘국제 미세플라스틱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 박사팀의 이번 발표는 수산과학원이 국내외 미세플라스틱 연구 사례를 종합해 만든 조사지침서를 처음 적용해 전국 연안을 장기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지침서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조사 방식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비교가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2020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임 박사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부산과 인천 앞바다를 포함한 한반도 연안 15개 권역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조사했다. 결과를 보면, 전체 해역의 표층에서 크기 20㎛(마이크로미터·미터의 백만분의 1)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닷물 1ℓ(리터)당 평균 1.82개꼴로 발견됐다. 가장 오염도가 높은 해역 표층에서는 1ℓ당 최대 7.9개로, 해양생물 무영향예측농도(PNEC)의 3분의2 수준에 근접했다. 최댓값으론 무영향예측농도 12개의 66%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무영향예측농도는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해양생물 종의 민감도 분포를 기반으로 제안한 것으로, 그 선을 넘으면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는 농도다.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크기 별로 보면 20~100㎛ 범위의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체뿐 아니라 해수·침전물에서도 모두 70% 이상을 차지했다. 임 박사는 “이 사이즈대가 중량으로는 미미할 수 있으나 일단 많이 나오고, 생물한테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사이즈대이다 보니 대부분 환경 위해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해수 1ℓ 기준으로 크기 20~300㎛의 미세플라스틱은 12개, 1㎛ 이상의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121개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체내 축적량이 많아져 더 위험하다.

임 박사팀 조사에서 해저 표층 2㎝까지의 침전물에서는 20㎛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건조 중량 1g당 평균 12.29개, 굴과 담치(홍합) 등 패류를 대상으로 한 생물체 조사에서는 1g당 평균 2.56개가 발견됐다.

임 박사팀이 이번에 발표한 국내 연안 해수 표층의 20㎛ 이상 미세플라스틱 오염도(평균 2개, 불검출~7.9개/ℓ)는 같은 크기 기준으로 분석한 중국(0.68~6.44개/ℓ)과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평균 0.39개/L)과 비교하면 5배가량 높고, 지중해(평균 7.68개/ℓ)와 비교하면 4분의1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연구자들은 일본과 지중해 해역의 높은 오염도 차이에는 지형적 특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해역은 태평양으로 열린 바다지만 지중해는 닫혀 있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2월 발표한 플라스틱 해양 오염 평가 보고서 ‘오염에서 해결까지’(From Pollution to Solution)를 보면,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서 1950년 이후 2017년까지 이미 92억톤이 생산됐다. 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체결과 이행 등을 통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간 생산량이 계속 증가해 2050년이면 현재의 두 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 박사는 “아직은 농도가 생물에게 심하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엄청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리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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