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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놔주는 게 학대냐”…공주대 축제 송어잡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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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생회가 개최한 송어잡기 대회 안내판. 독자 제공 산천어 축제 등 유희로 동물을 맨손으로 잡는 활동이 비윤리적인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공주대학교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생회가 개최한 송어잡기 대회 안내판. 독자 제공

산천어 축제 등 유희로 동물을 맨손으로 잡는 활동이 비윤리적인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대학 캠퍼스에서도 송어잡기 대회가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 25일 공주대 예산캠퍼스에서 열린 축제에서 산업과학대학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생회는 ‘아∼재밌다 송어잡기!’ 대회를 열었다. 대학 본관 앞에서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대회는 진행됐고, 100초 동안 송어를 가장 많이 잡은 참여 팀에게 경품을 줬다. 학내에서 송어잡이 대회를 본 이 학생 ㄱ씨는 “학교에서 이런 생명경시적인 행위를 아무도 제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재미를 위해 동물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물 맨손잡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비윤리적”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올해 1월 발표된 ‘지역 축제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 인식조사’(환경부·한국연구재단)를 보면, 응답자의 77%는 동물복지 개선을 위해 행사 주최와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이 비윤리적’(71%)이며 ‘동물을 무분별하게 다루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것’(62%) 등이 주된 이유였다. 잔인한 동물체험 방식에 대한 사회적 비판 때문에 참가가 꺼려졌다고 답한 시민도 59.6%에 달했다.

동물권 단체에선 전형적인 동물학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캠페이너는 “유희적 도구로 동물을 활용한 것은 윤리적이지 못한 행위”라며 “대학에서 동물을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활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학과 쪽은 동물 학대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석렬 공주대학교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과장은 “잔인한 방법이 학대지 우리 학생들은 잡았다가 다시 놔준 건데 그것이 학대라고 하면 양식하는 사람들도 다 고발해야 하지 않나?”라며 “우리가 먹는 것도 즐거움 아니겠나? 즐거움을 위해 (축제를) 하는 거니까 학대라는 입장에서 보면 먹는 것도 안 된다는 거다. 저희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동물 맨손잡기 행위에 대해 법적 문제제기를 시작한 건 ‘화천군 산천어 축제’부터다. 동물해방물결 등 동물권 단체 11곳에서 2020년 최문순 화천군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춘천지검과 서울고검은 산천어는 축제를 위해 양식돼 동물학대가 아니라며 항고까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020년부터 동물을 이용하는 축제에서 동물 학대 및 감염병 등을 예방하는 권고 사항을 담은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올해 화천 산천어축제가 재개되면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축제를 위축한다는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이견이 합의되지 않아, 8개월 가까이 배포 지연된 상태다.

공주대학교 스마트수산자원학과 학생회가 개최한 ‘아∼재밌다 송어잡기!’ 대회. 에브리타임 갈무리.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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