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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의사 2만여명 부족...“의대 정원 최소 1천명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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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공식화했다. 다만 증원 규모 등 구체 방안에 대한 발표는 미뤘다. 조만간 규모가 발표될 의...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공식화했다. 다만 증원 규모 등 구체 방안에 대한 발표는 미뤘다. 조만간 규모가 발표될 의대 증원을 기본 상수로 놓고 보더라도 한국 보건의료체계는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급증과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등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 의대 정원 논의 과정에서 맞붙을 가장 큰 논쟁 지점을 세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18년째 연 3058명으로 묶인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최대 관심은 얼마나 더 늘릴지로 모아진다. 구체적인 규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여전하다. 그러나 ‘의대 정원’ 조정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한국의 경상의료비(전 국민이 1년 동안 보건의료를 이용하는 데 지출한 총액)는 2000년 25조원에서 2022년 209조원으로 여덟배 넘게 급증했다. 의료 수요에 견줘 의사 수가 늘지 않는 수요·공급 불일치는 정주여건이 좋지 않거나 업무 부담이 큰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을 심화시켰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면서도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대로 된 ‘의료 개혁’ 논의와 함께 의대 정원을 현 수준보다 최소 1천명 이상 늘리자는 전문가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의대 정원을 늘린 뒤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따라 정원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책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이 2020년 이후 내놓은 의사인력 수급 추계 자료를 22일 보면, 10여년 뒤 의료서비스 수요에 견줘 부족한 의사 수는 2만명 이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035년 부족한 의사 수가 2만7232명이라고 내다봤으며, 2050년 기준 2만2천명 이상(한국개발연구원), 2만6570명(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2만8279명(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부족을 예측한 연구도 있다. 이런 추계는 현재 의료서비스 이용량과 활동 의사 수와 연령 추이,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

보사연 연구에 참여한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한겨레에 “(2025년에 뽑은 의대생들이) 의료 현장에 나올 시기인 2035년의 인구 구조와 의료 환경을 고려하면 연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천명 이상 늘려 연 4천여명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해 (입학 정원이) 2천~3천명 갑자기 늘면 교육에 문제가 있겠지만 1천명 정도 증원은 현재 의대 여건상 교육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 4천여명으로 늘린 정원을 언제까지 유지할지에 대해선 “매해 10년 뒤 의료 환경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찰하고, 달라진 추계 결과를 정원 조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보건경제학·간호관리학) 견해도 비슷했다. 그는 “국립대병원이 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려주고, 국립대병원이 없는 지역 국립대에 의대를 신설하는 동시에 군·경찰·소방·산업재해·의과학자 등을 양성하려면 의대 정원을 1천~1200명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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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적정 의사인력 추계 연구를 했던 정형선 연세대 교수(보건행정학)도 의대 정원을 1천~1500명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10여년 전 연구에선 연 500~600명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 이후) 인구 대비 의대 졸업자 수가 계속 줄었으니 의대 정원을 1천~1500명 더 늘려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전국 평균(2022년 기준 2.18명)에 미치지 못하는 권역 의사 수를 15년 안에 전국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의대 정원을 연 1천명씩 3회에 걸쳐 최소 3천명은 더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천명 이상 늘리기보단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6월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해마다 전년 대비 5%씩 7년에 걸쳐 의대 정원을 늘리면 2050년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5학년도엔 3058명의 5%인 약 153명 많은 3211명, 그다음 해에는 3211명의 5%인 약 161명을 더 뽑는 식으로 7년 뒤 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1245명 많은 약 4303명으로 늘리자는 의미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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