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장만 넘겨도 다양한 어휘가 쏟아져나와요
Summary
피터 레이놀즈의 그림책 ‘단어수집가’에 이런 글이 나온다.‘더 많은 낱말을 알게 될수록 여러 생각과 느낌과 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어휘력은 공부나 성적의 바로미터가 아니라...
피터 레이놀즈의 그림책 ‘단어수집가’에 이런 글이 나온다.‘더 많은 낱말을 알게 될수록 여러 생각과 느낌과 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어휘력은 공부나 성적의 바로미터가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 중 일부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어휘의 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비속어로 대부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해 우려가 된다.그렇다면 아이들의 어휘력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짐 트렐리즈는 그의 유명한 저서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대부분의 대화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5천 단어로 이뤄지며, 이를 ‘기본 어휘’라고 한다. 그리고 이따금 사용하는 또 다른 5천 단어가 있는데, 이 둘을 합친 1만 단어를 ‘공통 어휘’라고 한다. 이 1만 개 단어를 넘어서는 ‘희귀 단어’가 존재하는데, 이것이 성장 과정의 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휘력의 궁극적인 힘은 1만 개의 공통 단어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희귀 단어를 이해하는지에 달려 있다.”결국, 희귀 단어를 이해하는 것에서 어휘력의 차이가 만들어진다고 그는 주장한다.“희귀 단어의 수는 인쇄물이 월등하다. 이는 집에서 오랜 시간 TV를 보고, 대화 시간이 부족하며, 인쇄물을 접할 기회가 적은 가정의 아이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런 아이들은 학습에 필요한 읽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한 어휘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아이들의 어휘력 신장에 인쇄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인쇄물인 그림책에서도 다양한 어휘를 만날 수 있다.사토 와키코 작가의 그림책인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는 1991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으니, 굉장히 나이가 많은 그림책이다. 이렇게 나이가 많은 그림책들의 특징이 있다면, 관용 어구를 비롯한 다양한 어휘가 등장한다는 것이다.이 그림책을 몇 장만 넘겨 보아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억센’ ‘홑이불’ ‘베갯잇’ ‘눈 깜짝할 사이’ ‘쏜살같이’ 등 다양한 어휘들이 소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책을 읽다가 아이가 어려워 하거나 이해를 하지 못하는 표현이 있다면, 잠시 멈춰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해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그림책 시리즈’도 다양한 어휘가 그림책 속에 잘 녹아들어 있어 추천한다. 그중 ‘꽁꽁꽁’이라는 그림책을 보면, ‘불평이 쏟아졌어요’ ‘골칫거리’ ‘투덜거렸어요’ ‘버둥댔어요’ 등 다양한 표현이 나온다. 그림책을 읽다가 아이들이 낯설어하는 어휘가 있다면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해주면 좋다.예를 들어, ‘버둥대다’라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뜻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림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과 행동으로 따라해 보기도 하며 어휘를 익혀 나가면 된다.결과적으로, 아이의 어휘력 차이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읽어주는 그림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쌓인 어휘력은 어휘력 문제집이나 학원으로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풍요로운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우리가 영어 단어를 따로 외웠어도 실제 영어 회화에서 별다른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국어 어휘만 따로 공부를 하는 것이 실제 말을 하고 글로 표현하는 상황에서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그것보다는 그림책을 통해서 어휘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는 편이 좋다. 그림책을 많이 읽다 보면, 아이의 말이나 글에서 나날이 다양하고 새로운 단어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가정에서 아이의 어휘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방법 중의 최고는 지금부터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그림책을 읽다가 처음 만나거나 낯선 어휘가 있다면,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며 대화를 나누기만 하면 된다.글·사진 민경효 솔밭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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